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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6차 핵실험 뒤 정치권에서 불붙은 ‘전술핵 재배치론’

중앙일보 2017.09.04 11:54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야권에서 미군 전술 핵무기를 다시 들여와야 한다는 전술핵 재배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북한의 핵 위협을 막기 위해선 '핵에는 핵' 밖에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여당은 이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무너뜨린다고 즉각 반박하며 찬반이 맞붙고 있다.
 

보수 야당 “전술핵 재배치 검토 시급”
여당 “북핵 반대할 명분 사라져 안돼”

자유한국당은 4일 문재인 정부가 시급하게 검토할 과제로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북한의 6차 핵실험은 어떠한 경우에도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북한 정권의 야욕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라며 “정부는 전술핵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조속하게 실질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술핵) 논의를 시작한다고 바로 내일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의회 차원의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를 향해서는 “국제 공조를 통해 실질적인 대북 압박과 제재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 북한의 핵 폐기를 이끌어나가는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단 한국이 스스로 핵무장을 하는 데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 원내대표는 “당에선 (한국의) 핵무장은 국제 사회와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최소한 전술핵 배치만큼은 논의를 시작해야 하고 미국의 전략 자산 전개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3일) 당 긴급 대책회의에서 “전술핵 배치에 이어 독자적인 핵무장도 준비해야 한다”(이철우 의원)는 의견이 나오자 입장을 정리했다. 주한미군은 6ㆍ25 전쟁 직후인 1958년 한반도에 전술핵을 배치해 운용했으나 1991년 당시 조지 H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핵무기 감축 선언과 남북 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따라 전술핵을 모두 철수했다.
 
한국에 배치됐던 전술핵 운반체 및 핵탄두. [중앙포토]

한국에 배치됐던 전술핵 운반체 및 핵탄두. [중앙포토]

여당은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민주당은) 지금까지 전술핵 재배치를 반대해 왔고 그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북한이 핵 개발을 한다고 해서 우리도 전술핵을 배치하자는 것은 한반도를 핵의 위험으로 몰아넣는 만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술핵을 배치할 경우 북핵에 대해 한국이 반대할 명분이 사라진다”고도 지적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취지다.  
 
추미애 당 대표는 상호 핵무기 보유로 전쟁을 억제하려는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은 불필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추 대표는 “김정은이 핵 개발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이유는 핵무기 개발로 북한의 체제 안전을 항구적으로 보장받겠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탈냉전 이후 급속히 발달된 전략 자산의 불균형으로 더 이상 핵무기 보유가 곧 전쟁 억제를 담보하지 않게 됐다”고 주장했다. 추 대는 “1950년대 냉전의 산물인 ‘공포의 균형’은 한반도에서 ‘공존의 균형’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이는 기존의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면서 남북한간 대립과 적대의 균형이 아닌 민족 공동의 번영과 상생의 균형으로 바꿔나가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전체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전체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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