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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했음)중국 북핵 실험 네티즌 댓글 1만2000개 삭제..자국 민심 관리 나서

중앙일보 2017.09.04 11:42
중국의 원전 안전을 책임지는 국가핵안전국 홈페이지.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단행 직후 방사능 관측 수치를 세 차례 발표했다.

중국의 원전 안전을 책임지는 국가핵안전국 홈페이지.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단행 직후 방사능 관측 수치를 세 차례 발표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 우려와 북한의 핵 보유를 반대하는 국내 여론을 의식한 중국이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나섰다. 북·중 국경 인접 지역에 대한 방사능 수치 측정과 보도 통제, 인터넷 댓글 삭제 등을 통해서다.  
 

중 국가핵안전국 “동북3성 방사능 안전”
여론악화 차단위해 보도 통제, 댓글 삭제도

중국국가핵안전국이 4일 오전 발표한 동북3성과 산둥성 38개 관측소의 방사능 조사 수치. [중국 국가핵안전국]

중국국가핵안전국이 4일 오전 발표한 동북3성과 산둥성 38개 관측소의 방사능 조사 수치. [중국 국가핵안전국]

실제 북한의 핵실험 직후 중국의 대응은 신속했다. 중국의 원전 안전을 책임지는 국가핵안전국과 환경보호부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지진 발생 16분 뒤인 3일 오전 11시 46분(현지시간) 북핵 방사능 환경 대응 응급대책을 발동, 2급 비상대응태세에 들어갔다. 북한과 인접한 동북3성과 산둥(山東)성에 설치한 38개 관측소를 통해 대기 중 방사선 수치를 채집해 3일 오후 5시와 11시 두 차례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4일에도 전날 22시부터 당일 04시까지 측정 수치를 추가 발표했다. 
방사선 수치가 가장 높았던 곳은 백두산과 인접한 바이산(白山)시 싼다오거우(三道溝)진으로 나타났다. 
3일 오전 10~오후 4시 시간당 평균 116.8나노그레이(nGy/h)였던 방사능 수치는 16~22시 119.1nGy/h로 상승했고, 오후 10시~다음날 오전 4시에는 122.3nGy/h로 높아졌다. 창바이(長白)현 창바이대가 관측소는 104.9→105.5→107.3로, 창바이산(長白山) 베이산먼(北山門)에선 112.6→113 →113.4로 다소 수치가 올라간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환경안전부는 “관측 결과 이번 북한 핵실험은 현재 중국 환경과 대중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며 안전을 강조했다. 
 
언론 통제도 대폭 강화됐다.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에서 열리고 있는 신흥 5개국 정상회의(BRICS·브릭스)를 염두에 둔 듯 대부분 매체가 중국 외교부가 전날 오후 발표한 성명만 보도하는 데 그쳤다. 
중국중앙방송(CC-TV)의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播)는 전날 북한 핵실험 관련 보도 없이 중국 외교부 성명만 보도했으며, 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4일 국제면에 1단으로 외교부 성명을 게재하는 데 그쳤다.  
 
환구시보가 유일하게 3일 오후 인터넷에 대북 무역 전면 중단을 막아야 한다는 사설을 게재했으나 곧 검열로 인터넷에서 삭제됐다. 4일자 환구시보와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는 사설에서 “중국 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핵실험에 무척 분노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북 전면 금수와 같은 극단적인 제재수단에 쉽게 동의해서는 안된다”며 “중국이 일단 북한의 석유 공급을 완전 중단하고 심지어 북·중 국경을 폐쇄한다면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을 저지할 지는 불확실하지만 북·중간 전면적이고 공개적인 대립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북·중 모순이 짧은 시간 안에 한반도를 둘러싼 가장 돌출된 갈등으로 부각되면서 북·중 대립이 북·미 대립을 압도하고 고도의 긴장 상황의 대부분 에너지를 흡수할 것”이라며 “워싱턴과 서울이 북핵문제를 중국에 ‘아웃소싱’하려는 목적을 실현시켜 주고 이는 중국의 국가이익에 완전히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환구시보가 지난 4월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유엔 대북제재 참여를 놓고 첨예하게 대치하던 때와는 180도 달라진 태도다. 환구시보는 4월 24일자 사설에서 “만일 평양이 고집대로 6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석유 무역 제한을 포함하는 더욱 엄격한 제재 결의안을 지지할 것”이라며 대북 석유 공급 제한을 예고한 바있다. 
또 “시대는 변했으며 생각 역시 조정이 필요하다”며 “중국이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은 행동이어야 한다”며 정부에 강력한 대북 제재를 촉구했다. 
하지만 정작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하자 “중국 동북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극단적인 제재는 참여해서는 안된다며 돌변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또 네티즌의 관련 댓글도 실시간으로 삭제하며 정부에 불리한 여론 확산 차단에 나섰다. 인기 뉴스포털인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의 중국 외교부 성명 기사에 붙었던 1만2000여 건의 댓글이 모두 삭제됐다고 전한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중국 정부는 민중이 북한 핵실험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를 원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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