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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사히신문이 전망한 미국의 대북 시나리오 3가지

중앙일보 2017.09.04 10:23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특히 북미 간 대결 구도가 자칫 군사적 충돌과 같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 핵실험 이튿날인 4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북한에 어떤 자세를 취할지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전망했다. 주요 내용을 발췌했다.  

◇시나리오 A: 군사력 행사
핵탄두의 소형화와 미국 본토를 사정거리에 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완성은 미국 입장에선 ‘레드라인’이다. 미국이 실제 군사행동에 나선다면 그 목표는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와 미사일 제거가 될 것이다. 이른바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이다.  
미군은 북한 핵·미사일 시설과 같은 주요 군사시설을 제한적으로 공습하는 등 복수의 군사작전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한미연합사의 ‘작전계획 5015’는 북한의 공격을 저지하는 동시에 공격을 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F-22 랩터, F-35 라이트닝Ⅱ 등의 스텔스 전투기를 이용해 통신·레이더 시설을 먼저 파괴한 뒤 B-1B, B-52 전략폭격기가 출격해 단숨에 전세를 결정짓는다는 구상이다.  
미 공군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사진 미 공군]

미 공군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사진 미 공군]

그러나 미 본토가 직접 공격받지 않는 한 이 같은 선제공격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긴 어렵다. 미군 관계자도 “북한 핵·미사일 시설을 공습해도 북한이 반격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이 피해를 입으면 전면전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신중론을 폈다.
북한은 각종 생화학무기와 1000발이 넘는 탄도미사일 등 다량의 대량살상무기(WMD)를 갖고 있다. 남북 군사분계선(MDL) 주변에는 300~400문에 이르는 장사정포가 배치돼 있다. 이곳에서 서울까지 거리는 50㎞에 불과하다. 1시간 새 6000~7000발 이상을 발사할 수 있는데, 그 중 반수를 요격하거나 무력화시켜도 서울의 5~7% 지역이 파괴된다는 추산도 있다.  
만일 미군이 군사행동을 결정했다면 10만 명이 넘는 주한 미국 시민권자나 미군 가족을 대피시키는 작전에 착수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그러한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한국과 일본경제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주한미군이 진행하는 비전투원대피훈련(NEO). 한국 거주 미국 민간인은 훈련 통보를 받으면 지정 대피소에 모여 서류 심사를 받는 절차를 숙달한다. [사진 미 육군]

주한미군이 진행하는 비전투원대피훈련(NEO). 한국 거주 미국 민간인은 훈련 통보를 받으면 지정 대피소에 모여 서류 심사를 받는 절차를 숙달한다. [사진 미 육군]

보다 현실적인 미국의 당면 과제는 북한 김정은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사이버공격과 심리전 강화다. 일각에선 김정은 등 북한 최고위층 암살을 시도하자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실제 주한미군은 공격 능력을 갖춘 무인기 ‘그레이 이글’을 내년에 배치할 예정이다.
중요한 것은 미국 내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CNN이 지난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북 군사행동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50%로 ‘반대’(43%)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공화당 지지층에선 74%가 지지한다고 답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미국민의 여론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나리오 B: 압력 강화  
당장 미국과 한국·일본이 함께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대북 압력 강화다. 미국이 도발을 가속화하는 북한과 대화에 나선다고 해서 북한이 핵·미사일을 포기한다고 보장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경제 제재 등 압력 강화에 역점을 둬왔다.  
미국 정부는 원유 금수 조치를 가장 유효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실제 미국과 일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원유 금수를 포함한 추가 제재 결의를 요구할 방침이다.      
한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연간 70만~90만t의 원유 수요가 있다. 통상 중국에서 50만t, 러시아에서 20만~25만t, 나머지 모자란 양을 중동 각국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 비상용 비축유는 100만t 정도로 보고 있다. 원유 공급이 차단되면 중장기적으로 북한군의 차량이나 항공기 사용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어떻게 대응할 지가 의문시되고 있다. 중국은 북한 인민의 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고, 북한 사회가 급격히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논리로 그간 원유 금수 조치에 반대해왔다. 이와 관련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중국이 원유 공급을 완전히 끊어도 북한이 핵개발을 멈출지는 불투명하고, 중·조 양국은 대립하게 된다”며 “이런 상황은 중국의 국가이익에 맞지 않다”고 3일 주장했다.
◇시나리오 C: 대화 노선
미국에서도 북한과 대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은 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압력을 강화해 북한이 대화에 나서게 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우리들은 항상 교섭을 생각하고 있다”며 “과거 빌 클린턴 정권은 교섭을 계속 했지만 효과적이지 않았고, 버락 오바마 정권은 (북한과) 이야기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이제 슬슬 교섭해도 좋은 때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동해로 발사한 직후에도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한반도와 북한의 장래에 관한 대화 시작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며 “교섭 테이블에 앉힐 순 없지만, 평화적인 압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양측의 협상 포인트가 다르다는 점이다. 미국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포기하길 바라지만 북한은 체제 안전보장을 위해 핵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반드시 완성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교착 상태에서 미국 내에서도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하는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정권 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수전 라이스는 지난달 10일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역사적으로 봐도 우리들은 북한의 핵무기를 인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냉전 시기 옛 소련과 비교해 북한의 핵보유 용인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할 경우 한국과 일본에서도 핵무장 여론이 높아져 동북아 전역에서 ‘핵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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