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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증기기관차 보고 전철 운전하고…칙칙폭폭 기차 세계 여행

중앙일보 2017.09.04 09:37
 최초의 한국철도는 1899년 제물포(현재의 인천역)와 노량진(현재의 영등포역)을 잇는 경인선입니다. 경인선은 1900년 한강철도가 준공되면서 지금의 서울역까지 연장되죠. 당시 서울역의 이름은 남대문정거장이었습니다. 이후 경부선·경의선·경원선이 개통되고 규모가 커지면서 1925년에는 붉은 벽돌의 새로운 역사가 지어지고 이름을 경성역으로 바꿉니다. 당시 경성역은 일본과 중국, 러시아를 연결하는 출발선이었습니다. 광복 이후 경성역은 서울역이 되고, 2004년 오늘날 우리가 이용하는 서울역사가 완성되면서 구서울역사는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문화역서울284’로 운영하게 되죠. 지난 18일 한국철도역사를 품은 ‘문화역서울284’에서 흥미로운 전시가 열렸습니다. 국내 열차는 물론 해외 열차까지 한자리에 모인 ‘제2회 철도문화전’이죠. 좌석까지 실제와 똑같은 모형열차부터 최첨단 열차운행 시뮬레이션 체험까지 철덕(철도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열차 이야기를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길이 5.5m의 꼬마 증기기관차 파시1-4288. 철도박물관 소장품을 문화역서울284로 옮겨 전시했다.

길이 5.5m의 꼬마 증기기관차 파시1-4288. 철도박물관 소장품을 문화역서울284로 옮겨 전시했다.

 
손님 여러분! 철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덤으로 해외의 멋진 열차도 구경할 수 있는 철도문화전 열차가 방금, 구서울역 중앙홀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이번 행사의 마스코트인 파시1-4288 열차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파시1-4288은 1930년 서울공착장에서 파시 기관차 생산을 기념해, 실제 크기의 1/5로 제작한 꼬마 증기기관차입니다. 1955년 창경궁에서 열린 해방 10주년 산업박람회에서 관람객을 태우고 달린 적도 있죠. 62년 만의 서울 나들이에 나선 파시가 머리에서 하얀 김을 내뿜으며 멋진 자태를 뽐냅니다.

 
세계 각국의 열차와 역을 미니어처로 재현한 대형 디오라마.

세계 각국의 열차와 역을 미니어처로 재현한 대형 디오라마.

코레일 디젤기관차 7400번대 모형.

코레일 디젤기관차 7400번대 모형.

레고로 만든 코레일 7000번대 전기기관차와 철도보수차량.

레고로 만든 코레일 7000번대 전기기관차와 철도보수차량.

종이로 만든 통근열차 CDC, 코레일 1000호대, 새마을 PP동차 모형.

종이로 만든 통근열차 CDC, 코레일 1000호대, 새마을 PP동차 모형.

 
중앙홀 양쪽에서 다양한 열차 모형이 빙글빙글 돌며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육중한 몸집의 산타페 열차, 시속 330㎞로 달리는 독일의 ICE(이체에), 일본의 신칸센 등 세계 각국의 열차를 만날 수 있습니다. 레고로 만든 서울역과 열차도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종이로 만든 새마을 PP동차와 김유정역, 해랑 열차도 있죠. 종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게 좌석과 설비까지 구현했습니다. 역과 주위 경관을 미니어처로 재현한 디오라마 앞에서 관람객은 연신 감탄하며 사진을 찍기 바쁩니다.
 
관람객이 디젤 전기기관차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열차 운전 체험을 하고 있다.

관람객이 디젤 전기기관차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열차 운전 체험을 하고 있다.

두 번째 도착한 곳은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 복도입니다. 철도문화전의 인기 프로그램은 단연 ‘시뮬레이터 체험’입니다. 화면을 통해 가상의 선로를 달리며 실제 열차 계기반을 조작하는 기관사가 될 수 있습니다. 디젤전기기관차, 수도권지하철 4호선 전동차, ITX-새마을 세 종류의 열차를 운행해 볼 수 있죠. 이를 위해 1시간 이상을 아랑곳 않고 기다리는 관람객이 많았습니다. 체험을 위해 기다리던 이의균(15) 군은 “3살부터 철도를 좋아했다. 시뮬레이터 체험에 큰 기대를 하고 왔다. 매우 기대된다.”며 손에 쥔 철도 기술 서적을 들어 보였습니다. 철도 관련 직업을 희망하는 사람에겐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체험이었죠.
 
 
 
과거 사용된 열차 표지판 모음.

과거 사용된 열차 표지판 모음.

옛 추억을 되살려 준 김태균 작가의 회화 ‘무궁화호’(왼쪽)와 ‘하행선’.

옛 추억을 되살려 준 김태균 작가의 회화 ‘무궁화호’(왼쪽)와 ‘하행선’.

철도문화전의 종착역에 도착했습니다. 과거 귀한 손님을 모시던 2층 귀빈실에서는 철도의 발자취를 사진과 우표로 만날 수 있는 철도 유물, 우표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열차 신호장치인 통표와 역장 모자 등 보기 힘든 물건이 전시됐죠. 철도회화 전시장은 추억에 잠긴 듯, 그림 앞에서 한참 서성이던 어른이 많았습니다.특히 김태균 작가의 ‘하행선’이 인기였는데요. 두둑이 쌓아올린 노반 위로 달리는 열차의 뒷모습이 아련한 그림입니다.

 
 
근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철도는 많은 사람의 삶을 실어 날랐습니다. 생계를 찾아 도시로 향한 젊은이들을 마지막까지 배웅했고, 그리운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길에도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누군가의 추억을 실고 열심히 달리고 있죠.
 
 
철덕(철도 마니아)들이 뽑은 베스트 열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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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레일 8200대 전기기관차
 
2. ITX-새마을 열차
 
3. ‘호랑이 도색’의 철도청 3100대 디젤기관차
 
 
글·사진=양리혜 기자 yang.ri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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