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럼프, 아베와 하루 새 두 차례 통화 … 문 대통령과 통화는 한 박자씩 늦어

중앙일보 2017.09.04 01:45 종합 3면 지면보기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 및 미·일 정상 간의통화회동을 보도하는 일본 방송을 도쿄의 한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신조 총리는 이날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 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하자고 했다. [AP=연합뉴스]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 및 미·일 정상 간의통화회동을 보도하는 일본 방송을 도쿄의 한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신조 총리는 이날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 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하자고 했다. [AP=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하루에만 두 차례 전화회담을 했다. 하루 사이에 미·일 정상이 두 번이나 통화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일 정상 “북한에 전례없는 압력”
북핵 문제 ‘코리아 패싱’ 지적 나와

두 정상은 이날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기 약 3시간 전인 오전 9시쯤 첫 번째 전화통화를 한 데 이어 오후 11시쯤(워싱턴 현지시간 오전 10시) 약 10분간 두 번째 통화를 했다. 지난달 29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엿새 동안 미·일 정상 간에 4번 전화통화가 이뤄진 것이다.
 
아베 총리는 두 번째 전화통화 후 “북한에 대해 지금까지 없는 강한 압력을 걸어야 한다는 인식이 트럼프 대통령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실험에 대해 ‘이번 폭거는 간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고도 전했다.
 
관련기사
 
아베 총리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전화회담을 한 뒤 “북한 핵실험에 대해 심각한 위협이라는 현 상황 인식을 공유하고 긴밀히 연대해 나가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이뤄진 통화에서 미·일 정상은 한·미·일 3국이 긴밀하게 협력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두 정상이 북한에 가할 ‘최대한의 압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달 하순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미·일 정상은 북한 미사일 발사 당일과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잇따라 통화하고 대책을 논의한 바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나흘째인 1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고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원칙에 합의했다. 한·미 정상 간 통화는 지난달 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대책을 전화로 협의한 데 이어 25일 만에 이뤄졌다. 미·일 정상 간 통화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변곡점을 맞을 때마다 신속하게 이뤄지는 데 반해 한·미 통화는 한 박자 늦은 것이다.
 
미·일 정상 간 통화 내용은 미국 공식 입장이 되기도 한다. 지난달 29일 통화에서 아베 총리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그 직후 백악관은 ‘모든 옵션’이란 표현이 들어간 백악관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달 30일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는 답이 아니다”는 트윗을 한 직후 이뤄졌다. 북한 문제를 둘러싼 미·일 정상 간의 찰떡 공조가 이뤄지는 셈이다.
 
미국 대북정책의 큰 틀도 일본과의 협의가 중심이다. 북한과의 대화가 아니라 북한에 압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게 그 하나다.
 
다른 하나는 압박을 통해 북한의 행동을 바꿔 나가겠다는 것이다. 양국이 대북 석유 금수를 포함한 강력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추진하는 것은 그 일환이다. 우리 정부가 북한 문제에서 ‘운전자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미·일이 주도하고 한국이 비켜나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도쿄=오영환·윤설영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