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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칠전팔기

중앙일보 2017.09.04 01:00 경제 11면 지면보기
<통합예선> ●판팅위 9단 ○안성준 7단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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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보(88~102)=안성준 7단은 그동안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에서 일곱 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통합예선 결승까지 와서 미끄러진 것도 여러 차례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올해 또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만약 이번에 안 7단이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을 통과하면, 그야말로 '칠전팔기(七顚八起)'라는 사자성어가 딱 맞아 떨어지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판세로는 '기(起)'를 기대해 볼 만하다.
 
참고도1

참고도1

좌변 흑에 붙인 88은, 흑돌의 숨을 죽이면서 중앙의 두터움까지 챙기는 '맛'이 있는 수다. 단순하게 '참고도1'처럼 백1로 귀를 지키면, 흑2로 뛰어 좌변 흑집이 크게 불어나게 된다. 작은 실리를 챙기기 보다는 대세점을 살피는 게 바둑의 기본이다. 백은 92로 막고 94로 이은 다음 96으로 시원하게 뛰어나갔다.  
참고도2

참고도2

 
그런데 흑이 99로 젖혀 잇자 안 7단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94가 잘못 둔 수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94를 두는 대신 '참고도2'처럼 백1로 호구친 다음 백5로 밀었어야 했다. 그런 뒤에 백7로 이었다면 곤마인 흑을 확실하게 괴롭힐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전에선 94를 두는 바람에 흑이 99로 젖혀 잇자 뒷문이 휑하게 뚫리고 말았다. 도망갈 길이 훤하게 보이는 흑마를 괴롭힐 방법은 없다. 후회막심이다. 갈 곳 잃은 백이 102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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