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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대비 집값, 서울이 LA·런던보다 비싸다

중앙일보 2017.09.04 01:00 경제 6면 지면보기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영국 런던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의 주요 도시보다는 낮았다.
 

10년간 안 쓰고 모아야 내집마련
베이징 14.5년, 홍콩은 18년 수준

한국은행이 3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서울의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PIR)은 10.3배였다. 10.3년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서울에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LA(9.3배)나 런던(8.5배)보다 높은 수치다. KB국민은행이 실시한 주택가격동향조사와 미국 컨설팅업체인 ‘데모그라피아 인터내셔널’ 주택구매력 조사 자료를 종합한 결과다.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은 조사방법, 조사시점 등의 차이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지만 한은은 전 세계 주택가격을 일괄 비교하기 위해 두 자료를 종합해 분석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중국 주요 대도시의 경우 서울보다 이 비율이 높았다. 중국 베이징은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이 14.5배를 기록했고 상하이는 14배로 나타났다. 세계에서 집을 장만하기 제일 어려운 곳으로 평가되는 홍콩(18.1배)과 크게 차이 나지 않을 정도로 중국의 집값이 오른 셈이다. 특히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 등 4개 주요 도시는 2015년 2월부터 지난 5월까지 약 2년간 주택 가격이 50.6% 오르는 등 ‘투기 광풍’이 불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 부동산 투기를 잠재우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큰 주요 대도시에서 2주택 이상을 사면 대출을 제한하고 외지인의 주택 구매를 제한했다.
 
그 결과 투기 광풍이 불었던 중국 주요 도시의 투기 수요가 줄어들며 주택가격 상승률이 지난해 22.6%에서 올해 1~7월 1.2%로 둔화했다. 문제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의 안정이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경우 곧장 가계의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2기 지도부 구성(11월)을 앞두고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하반기 중엔 중국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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