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인공지능 학자이자 스탠포드 법정보학센터 교수인 제리 카플란(사진)은 2015년 『인간은 필요없다(Humans need not apply)』란 제목의 책을 냈다. 인공지능 기술이 바꿀 일자리 시장과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핵심 내용이다.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도 적잖은 주목을 받았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국 이후 형성된 ‘인공지능 포비아(phobia·공포증)’가 배경이었다.
 

『인간은 필요없다』 펴낸 카플란 교수
100만 넘던 미국 교환원 사라졌지만
화상전화 보급 후 더 많은 직업 생겨

하지만 정작 e메일·화상전화로 인터뷰한 카플란 교수는 “인공지능으로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겠지만 그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인공지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폭발적이다.
“과장이 섞여있다. 솔직히 알파고가 엄청난 일을 한 게 아니다. 컴퓨터가 처음으로 숫자를 계산해냈을 때, 20년 전 세계 체스 챔피언을 물리쳤을 때도 언론은 요즘처럼 ‘인간이 할 일은 없어졌다’며 종말론적 예측을 쏟아냈다. 그렇지만 우리 삶은 매번 평소처럼 지속됐다.”
 
그럼 당신 책 제목(인간은 필요없다)은 왜 그렇게 과격한가.
“한국어 제목이 너무 단정적이다. 영어 제목(Humans need not apply)은 중의적 표현이다. 많은 직업이 기계로 인해 위협받는 건 사실이다. 그런 위험을 표현하고 싶었다.”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건 대량실업이다.
“없어질 일자리만 따지고 새로 생길 일자리는 들여다보지 않아서다. 자동화가 진척되면 (생산성이 향상되니) 쓸 돈이 많아지고, 이 돈을 쓰는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건 자동화로 생겨난 실업자를 재교육 등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지금의 일자리 대다수는 30년 전에 없었던 새로운 일자리다. 지금 우리는 화상전화를 하고 있지만, 25년 전엔 전화 교환원이 전화를 일일이 연결했다. 미국에만 100만명이 넘는 전화 교환원이 사라졌지만 훨씬 더 많은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일각에선 고학력 전문가조차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라 걱정한다.
“기계는 노동자를 대체하지 않는다. 특정 업무를 할 뿐이다. 당신이 맡은 모든 업무를 기계가 수행한다면 당신은 직업을 잃는 게 맞다. 하지만 당신이 맡은 일의 일부만 기계가 할 수 있다면, 당신의 생산성은 향상된다. 변호사를 보자. 컴퓨터가 등장해서 변호사들은 더 이상 손으로 계약서를 쓸 필요가 없어졌다. 지금은 판례 분석까지 인공지능에 맡길 수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또 다른 걱정거리는 ‘싱귤래러티(singularity·특이점)’다.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인데.
“공상과학영화나 소설에서 가능한 얘기다. 설사 실현된다 하더라도 가까운 미래가 아니다. 적어도 나나 당신은 평생 그런 순간을 보지 못할 거다. 그런 걱정을 하느니 오히려 제대로 설계되지 않은 기계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게 유익하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은 어떻게 일하고 어떤 꿈을 꾸게 될까요. 중앙일보 퓨처앤잡 페이지(http://news.joins.com/futurejob)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로봇과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은 어떻게 일하고 어떤 꿈을 꾸게 될까요. 중앙일보 퓨처앤잡 페이지(http://news.joins.com/futurejob)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