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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치료 어려운 갑상샘암, 표적항암제 처방 효과적

중앙일보 2017.09.04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6면 지면보기
[전문의 칼럼]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원배 교수
 
최근 진료실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의 표정이 유독 좋지 않았다. 2년 전 검진 때 갑상샘암 진단을 받았던 환자였다. 당시 폐 전이가 있었고 수술 후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수차례 받으면서 안정적인 경과를 보였으나 최근에 호흡곤란이 서서히 진행돼 진료실을 찾은 것이다. 검사를 해 보니 갑상샘암의 폐 전이가 전보다 더 진행됐고 척추에서도 두세 군데 전이가 발견됐다.
 
암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대부분 국소 침습이나 원격 전이 때문이다. 국소 침습은 암이 처음 생긴 장기에서 주위 조직으로 자라나는 것이고, 원격 전이는 암세포가 혈관이나 림프관을 따라 다른 장기로 퍼져 나가는 것을 말한다. 전이는 암 치료 중에 발생하기도 하고, 이 환자처럼 처음부터 발견되기도 한다. 또 완치 판정 이후에도 갑작스레 전이돼 재발하기도 한다. 전이 및 재발 암 환자는 이미 수술과 다른 여러 치료를 거친 후이기 때문에 환자와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 모두 계속된 투병 생활로 불안·우울 등 심적 고통을 겪는다.
 
한국 암 치료 보장성 확대 협력단이 2016년에 진행한 암 환자 인식·현황 조사에 따르면 환자의 62.1%가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치료에 대한 기대와 기대보다 미흡한 결과의 차이에서 가장 큰 심적인 고통을 느낀다고 한다. 따라서 암 치료를 잘 이끌어가려면 환자가 가진 치료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 또 환자가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투병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치료 과정 중에 눈에 보이는 치료 효과가 있어야 한다.
 
환자가 치료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종양 크기의 감소다. 대부분의 환자는 종양 크기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면 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한다.
 
처음 반응하기까지 소요된 기간이 짧은 것도 환자에게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아 준다. 항암 치료를 받는 동안 환자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투병기간 때문에 절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재발·전이 환자는 투병기간이 긴 경우가 많아 그 고통이 심하다. 이런 환자가 치료 효과를 확인한 뒤 삶의 희망을 찾는 것을 보면 치료를 담당한 의료진으로서도 보람을 느낀다.
 
분화 갑상샘암의 1차 치료는 수술이다. 수술 후 재발과 원격 전이를 막기 위해 원격 전이가 있더라도 이를 치료할 목적으로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한다. 그런데 전이암이 이미 많이 자란 상태이거나 분화도가 나빠지면 이 치료가 듣지 않는다. 이를 방사성 요오드 불응성 암이라고 부르는데, 10년 생존율이 10%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누적 방사성 용량이 투여 가능 범위를 초과한 경우에도 치료되지 않는다.
 
갑상샘암은 일반적으로 예후가 좋아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일부 환자는 사망하게 되고, 이 중 대부분은 방사성 요오드 불응성 전이암 때문이다.
 
이러한 환자는 표적항암제 이외에는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다. 힘들게 치료를 이어가는 환자를 위해 처음부터 효과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항암 치료를 해야 한다. 치료가 어려운 재발·전이 갑상샘암 치료에서 암 환자의 고충까지 고려한 환자 중심 치료 전략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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