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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재료 공동구매, 행위료 인하, 경영 효율화···비용 거품 뺐다

중앙일보 2017.09.04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4면 지면보기
반값 임플란트’가 가능한 이유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의료 이용 시 비용을 따지는 것이 금기시돼 왔다. 환자는 가격을 놓고 저울질하지 않았고, 병원은 가격경쟁을 하지 않았다. 그래선 안 됐고 그럴 필요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질(質)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의료에 ‘서비스’라는 말이 붙은 지 오래지만 차원이 다른 영역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이런 통념을 깨는 사건이 있었다. ‘반값 임플란트’의 등장이다. 임플란트 시술 진료비가 통상 진료비의 절반 수준인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 그 시스템을 들여다봤다. 

재료 구입비 40% 절감
진료비 평균 90만원 선
업무비 6분의 1로 감소

 
1990년대 중반. ‘임플란트 시술을 받으려면 차 한 대 값이 든다’는 말이 있었다. 당시 임플란트 한 개 시술 비용은 400만~500만원 수준. 2~3개를 시술 받으면 1000만원이 훌쩍 넘었다. 선뜻 치료 받기 어려웠던 시절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진료비는 점차 낮아졌지만 2005년에는 개당 300만원이 넘었고, 2010년 무렵에도 200만원 이상이 들었다. 당시 90만~100만원에 임플란트를 시술하던 곳이 있었다. ‘반값 임플란트’라는 말은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가격 파괴를 내 건 유디치과가 있었다.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수가 낮춰
반값 임플란트가 가능한 이유를 알려면 진료비 결정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진료비는 크게 건강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급여 진료비’와 ‘비급여 진료비’로 나뉜다. 급여 진료비의 경우 공식적인 절차를 거친다. 건강보험 적용이 결정되면 학회 등 의료계에서 재료비·의료행위 등을 고려해 원가를 분석한다. 그러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타당성 검토를 거친 뒤 정부·의료계·의료소비자 대표가 모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심의해 진료비에 해당하는 ‘수가’를 결정한다. 급여 진료비는 모든 의료기관에 똑같이 적용된다. 이를 어기면 불법이다.
 
반면 ‘비급여 진료비’의 경우는 다르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인정된 진료에 한해서는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정한다. 물론 의료기관은 나름 재료비·인건비·운영비 등을 고려한다. 식당에서 메뉴의 가격을 정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의료기관마다 비급여 진료비가 다른 이유다.
 
반값 임플란트는 의료 질을 유지하면서도 재료구입비·경영비용을 최소화하고 행위료를 줄인 것이 핵심이다.

반값 임플란트는 의료 질을 유지하면서도 재료구입비·경영비용을 최소화하고 행위료를 줄인 것이 핵심이다.

유디치과는 우선 재료비를 줄였다. 전국에 존재하는 유디치과는 총 120여 개에 달한다. 이들 치과에서 사용할 임플란트를 공동으로 구매한다. 유디치과 한 곳의 규모가 일반 치과의원의 1.5~3배인 점을 고려하면 200~300여 개 의원에서 사용할 재료를 한꺼번에 구입하는 셈이다. 이를 통해 재료비를 40% 정도 절감한다. 유디치과협회의 재료선정위원회를 통해 재료의 품질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재료비 절감은 건강보험 임플란트 진료비까지 저렴해지는 효과도 불러왔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임플란트 급여 대상을 만 70세 이상에서 만 65세 이상으로 확대해 1인당 2개까지 적용하고 있다. 건강보험 진료비는 고정비용인 행위료(개당 101만8110원, 2017년 치과의원 기준)에 재료비가 포함된 가격이다. 환자는 이 중 50%만 부담하면 된다. 유디치과는 싸게 구입한 재료비를 실거래가 기준으로 산정했다. 사실 치과 물류업계에는 ‘300% 할증제도’라는 것이 있다. 가령 치과에서 개당 12만원에 100개를 구입하면 300개를 더 얹어주는 관행이다. 실거래가는 개당 3만원으로 떨어진다. 공동구매를 하면 가격은 이보다 더 낮아진다. 결국 환자 본인부담은 최소 4만원 이상 줄어드는 셈이다.
 
물론 재료비를 줄이는 것만으론 반값 임플란트가 불가능하다. 개당 가격을 10만원 정도 줄이는 데 불과하다. 의사의 노동력에 해당하는 행위료를 자체적으로 낮췄다. 반값 임플란트가 가능했던 가장 결정적인 요소다.
 
 
20여 명이 120개 넘는 지점 관리
유디치과는 1992년 강남구 신사동에 개원한 성신치과가 모체다. 당시에도 진료비를 저렴하게 받는 곳으로 유명했다. 그 후 저렴한 진료비 정책에 공감하는 치과의사들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동업 형태로 점차 규모가 커져가면서 이들 치과는 2000년에 유디치과라는 공동 브랜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디치과 관계자는 “의료수가가 낮다고들 하지만 적어도 치과에서 임플란트는 수익성이 가장 높은 진료”라며 “그래서 자체적으로 행위료를 낮춰도 ‘박리’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공감대에서 각 지점마다 자율적으로 진료비를 조율한다”고 말했다. 현재 유디치과의 임플란트 진료비는 개당 평균 90만원 수준이다.
 
경영비용을 낮춘 것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각 치과의원에서 발생하는 세무·마케팅·홍보 등 공통 업무를 자체 설립한 회사에서 관리한다. 각 지점당 총 120여 명이 처리할 업무를 20여 명의 직원이 처리한다. 산술적으로도 비용이 6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유디치과 관계자는 “치과 재료뿐 아니라 병원 경영에 있어서도 공동구매가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며 “병원 경영이 시스템화되면 이렇듯 비용을 낮출 수 있고, 결국 환자를 위한 진료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글=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김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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