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흔살 미 참전용사들이 내 손 잡고 "한국서 절대 전쟁 안된다"

중앙일보 2017.09.03 15:59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말은 강하지만 실제로 북한을 공격할 수는 없을 거예요. 미국 내엔 동맹인 한국을 위해서라도 북한을 공격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답니다.”
3일 중앙일보와 기자와 만난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 부인 유미 호건 여사. 김춘식 기자

3일 중앙일보와 기자와 만난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 부인 유미 호건 여사. 김춘식 기자

3일 서울 강남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만난 유미 호건(58) 여사는 이렇게 말했다. 붉은 색 티셔츠에 검정 재킷을 걸친 그의 표정은 부드러웠지만 어투는 단호했다. 2015년 당선된 래리 호건(61ㆍ공화당)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의 아내인 그는 미국 정치사상 최초의 한인 퍼스트 레이디로 유명하다. 덕분에 남편 호건 지사는 ‘한국의 사위’란 애칭을 얻었다.

2일 내한 유미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부인 인터뷰
"트럼프 말은 강하지만 미국 내 여론은 전쟁에 단호"
전남-메릴랜드 자매결연, 송파구청과 합창교류

공화당 소속의 메릴랜드 주지사인 래리호건(오른쪽)과 유미 여사. [중앙포토]

공화당 소속의 메릴랜드 주지사인 래리호건(오른쪽)과 유미 여사. [중앙포토]

지난 2일 한국에 도착한 유미씨의 주된 방한 목적은 메릴랜드주와 한국간의 경제교류 활성화 및 문화교류 지원 활동이다. 존 우번스미스 주무부 장관, 벤저민 우 주 상무부 차관 등을 주축으로 한 무역외교사절단을 이끌고 왔다. 그러나 이날 북한의 핵실험 징후가 포착되는 등 북한 관련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수도인 워싱턴 DC와 인접한 메릴랜드 주지사를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그에게 경제ㆍ문화 관련 질문만 하기는 어려웠다. 
 
유미씨는 “최근 북한의 행동을 보고 걱정하는 미국인들이 많다”며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동맹인 한국을 위해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흔 살 가까이 된 한국전 참전 용사들이 특히 한국 걱정을 많이 하신다”며 “내 손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우리가 겪었던 전쟁을 한국이 다시는 겪지 않아야 한다’고 말씀하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한국전 참전 용사 행사가 열리면 있던 약속을 조정하고라서도 반드시 달려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9일 미국으로 돌아가는 유미씨는 방한 기간 중 바쁜 경제 외교일정을 소화한다. 이날은 메릴랜드에서 창업한 스포츠웨어업체인 ‘언더아머’의 강남 브랜드 하우스를 찾고,  5일엔 자매결연을 맺기 위해 고향(나주)인 전라남도를 방문한다. 또 한국무역협회(KOTRA)투자 포럼에 참석하고 현대ㆍ아시아나ㆍ녹십자ㆍ하나투어 등 50여개사와 만난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이낙연 국무총리 등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폐기 입장까지 밝힌 데 대해선 “연방정부가 철회해도 메릴랜드는 한국과의 무역에 더욱 적극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미국은 주마다 법이 있어 연방정부가 메릴랜드까지 막을 수는 없다”면서다. 실제로 한국은 메릴랜드주의 무역 상대 중 열세번째로 큰 파트너다.
 
유미씨는 6일엔 건국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도 받는다. 화가인 그가 아동을 위한 미술 치료(아트테라피) 활동에 헌신한 공을 인정받아서다. 또 여성인 박춘희 서울 송파구청장과 만나 메릴랜드와 송파구가 함께 하는 합창축제도 논의한다.
지난해 1월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 내외(오른쪽)가 안호영 주미 대사 내외에게 ‘미주 한인의 날’ 선포 기념서를 전달한 뒤 기념촬영했다. [사진 메릴랜드 주지사실]

지난해 1월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 내외(오른쪽)가 안호영 주미 대사 내외에게 ‘미주 한인의 날’ 선포 기념서를 전달한 뒤 기념촬영했다. [사진 메릴랜드 주지사실]

유미씨는 요즘도 직접 김장을 담근다. 관저엔 대형 김치 냉장고도 두 대 있다. 그는 “남편(호건 주지사)이 가장 좋아하는 돼지불고기와 갈비찜, 김치볶음도 모두 직접 만듭니다. 각종 파티 땐 제가 만든 김치로 손님들을 접대합니다”라며 “이것이 바로 한국과 미국간의 가교 역할이자 남편에 대한 내조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