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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코인’ 피해 막는다…유사수신에 가상화폐도 포함

중앙일보 2017.09.03 13:41
3일 정부가 처음으로 내놓은 가상화폐 규제안의 주요 내용은 은행을 통한 가상화폐 거래소 감시와 더불어 ‘유사코인’으로 인한 피해 예방이다.  
 

가상화폐 급등에 유사코인 우후죽순
“개발자가 사기 전과 20범”인 촌극도
현행 유사수신법으로 처벌 애매해
가상화폐 이용 행위도 유사수신 포함
경찰ㆍ금감원 합동단속반 운영키로

최근 비트코인ㆍ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를 모방한 ‘유사코인’이 급증,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주로 인터넷에 밝지 않은 노년층을 대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이렇게 올랐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늦었으니 아직 오르지 않은 OO코인에 투자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꼬이는 식이다.
 
지난달에는 ‘헷지비트코인’을 사면 6~7개 만에 두 배 이상의 수익을 보장해 준다며, 다단계 방식으로 피해자 3만5000여명으로부터 1500여억원을 가로챈 업체 대표를 사기죄 등으로 검거했다. 
 
자료: 중앙포토DB

자료: 중앙포토DB

 
지난 6월에는 가상화폐 ‘원코인’에 투자하면 최고 10배 수익을 보장한다고 하며 다단계 방식으로 70여억원 모집한 원코인 판매업체의 그룹장 등 5명을 방문판매법 위반죄로 구속기소 했다.
 
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내세우는 가상화폐가 비트코인처럼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둔 혁신적인 코인으로 향후 상장하면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고 주장하며 투자자들은 유인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블록체인 기술 없이 피해자들의 스마트폰 화면에 숫자만 커지는 식으로 실제 자산가치가 불어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비트코인ㆍ이더리움 등이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거래소를 통해 언제나 사고팔 수 있는 것과 달리 이들 유사코인은 시장에서 사고팔기 어렵다. 
급등한 비트코인 가격. 자료: 코인데스크

급등한 비트코인 가격. 자료: 코인데스크

 
김상록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은 “유사코인 업체를 급습해 개발자를 잡고 보니 컴퓨터 기본 지식도 없는 사기전과 20범인 경우도 있었다”며 “심지어 유사코인으로 감옥에서 형을 살고 나와 다시 유사코인 업체를 차리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현행법으로는 처벌이 애매하다. 현재 유사수신행위규제법 하에서는 유사수신을 ‘원금 또는 원금 초과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출자금, 예ㆍ적금, 사채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영업행위’로 정의한다.  
 
때문에 유사코인 다단계 업체를 유사수신으로 처벌하려고 하면 사기범들은 “코인으로 (자체 거래 사이트에서) 물품 구매도 가능하다”, “고수익을 약속하고 현금을 그냥 모집한 게 아니라 현금을 납입하는 대가로 미래 가치가 있을 수 있는 코인을 지급했다” 등의 논리로 유사수신 혐의를 빠져나간다. 이 같은 법적 구멍 탓에 많은 경우 유사코인 다단계 사기를 유사수신이 아니라 형벌이 더 가벼운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처벌한다.
 
금융위원회는 이에 따라 향후 유사수신 행위의 정의를 정비하고 확대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원금 또는 원금 초과 금액이나 이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고 가상화폐 거래 또는 가상화폐를 가장한 거래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영업행위’ 등을 유사수신행위에 추가하는 식이다.
 
또, 유사수신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수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는 적발돼도 5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에 불과하다. 이를 10년 이하 징역, 5억원 이하 벌금 수준으로 높이고, 범죄수익에 대한 몰수ㆍ추징 규정도 신설해 처벌의 실효성을 높이도록 한다.
 
이를 위해 경찰과 금감원 합동으로 ‘(가칭) 가상통화 합동단속반’을 구성하기로 했다. 가상화폐 관련 다단계ㆍ유사수신 등 사기범죄에 대해 올해 말까지 집중단속기간을 정해 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다.
 
그간 유사코인 사기에 소극적이었던 검찰은 피해규모ㆍ범죄수법ㆍ서민경제 등에 대한 영향 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구속수사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울러 다단계 공제조합(직접판매ㆍ특수판매공제조합)과 협조해 다단계 방식의 위헙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활 계획이다. 다단계 공제조합을 통해 집중 제보기간을 운영하고, 범죄혐의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신속히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다단계 공제조합 홈페이지에 팝업창을 설치하고, 제보 내용이 구체적이고 증거 수준이 높은 제보 건에 대해 다단계공제조합에서 50만~200만원의 포상금 지급하기로 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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