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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타슈켄트]'숨(우즈베크 화폐)' 세다가 숨 넘어갈뻔

중앙일보 2017.09.03 10:21
우즈베키스탄 화폐 '숨'.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우즈베크에서 미국 달러를 숨으로 환전하면 수북한 돈뭉치를 준다. 타슈켄트=박린 기자

우즈베키스탄 화폐 '숨'.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우즈베크에서 미국 달러를 숨으로 환전하면 수북한 돈뭉치를 준다. 타슈켄트=박린 기자

 
"숨(우즈베키스탄 화폐) 세다가 숨 넘어갈 뻔했다."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 한국인이라면 한번 쯤은 건네는 농담이다.
 
한국축구대표팀은 5일 밤 12시 우즈베크 타슈켄트에서 우즈베크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차전을 치른다. 현지에서 축구대표팀을 취재 중인 기자는 잠시나마 부자가 된 기분을 만끽했다.
 
국내에서는 우즈베크 화폐로 환전이 되지않아 미국 달러를 가져갔는데, 현지 화폐 '숨'으로 환전하면 수북한 돈뭉치를 준다. 우즈베크가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화페 가치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공식 환율은 1달러에 4250숨, 불법 암시장에서는 7600숨까지 준다.  
 
우즈베키스탄 호텔에서 공식 환율은 1달러에 4250숨이다. 타슈켄트=박린 기자

우즈베키스탄 호텔에서 공식 환율은 1달러에 4250숨이다. 타슈켄트=박린 기자

 
우즈베크에서는 호텔을 제외하면 대부분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다. 그래서 지갑 대신 가방에 돈뭉치를 넣어가야한다.
 
기자 4명이 한국식당에서 고등어구이, 순두부찌개, 제육볶음을 먹고 지불한 금액은 31만4000숨. 5000숨짜리 지폐를 60장 이상을 지불했다. 돈을 세다보니 보드게임 부루마불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막상 돈뭉치가 줄어드니 허무한 기분도 든다.  
 
5년 전에 비해 그나마 상황이 나아진거다. 축구대표팀은 2012년 9월11일 타슈켄트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치렀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지금은 가장 큰 화폐단위가 1만숨이지만, 당시엔 1000숨이었다. 당시에 가방에 현금을 넣어다니느라 고생했다"고 전했다.  
 
우즈베크 시민들은 경제 불황을 스포츠를 통해 해소하고 있다. 우즈베크-한국전이 열리는 분요드코르스타디움의 3만4000석은 매진이 임박했다. 티켓 가격은 3만5000숨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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