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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가리고 아웅

중앙선데이 2017.09.03 01:47 547호 19면 지면보기
Devil’s Advocate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를 역임했고 “이 사회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에 성경적 창조론으로 무장된 사람들의 배치가 필요하다”는 글을 썼다. 창조과학회는 그랜드캐니언이 노아 홍수로 생겼고, 사람과 공룡이 함께 살았다는 증거가 있으며, 지구가 생긴 지 1만 년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과학계에서 창조과학을 유사과학으로 간주하는 이유다. 종교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권리다. 종교가 공직자 자격을 판단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장관이 창조설을 과학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양자물리학자인 김상욱 부산대 교수는 “종교가 아니라 과학의 문제”라고 썼다. 창조설을 ‘믿어서’가 아니라 창조설을 ‘과학’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문제라는 의미다. 박 후보자와 청와대는 “개인의 종교적 신념일 뿐 학문이나 공적 활동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과연 그가 유전공학이나 지질학 관련 벤처기업을 편견 없이 평가할 수 있을까. 인사청문회에서 제대로 따져볼 일이다. 
 
 
[Devil’s Advocate] 악마의 대변인. 가톨릭에서 성인으로 추대하려는 인물의 행적과 품성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는 역할을 맡은 사람을 말한다. 논리학이나 정치학에서는 논의의 활성화와 집단사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부러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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