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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선 성년후견청서 업무 총괄, 누구나 신청 가능

중앙선데이 2017.09.03 01:00 547호 10면 지면보기
외국의 후견제도는
성년후견제는 한국에만 있는 제도가 아니다. 독일·일본·프랑스·영국 등 세계 각국은 정신적 제약을 가진 이들을 보다 잘 돌보기 위한 후견제도를 수십 년째 운용 중이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 사회로의 이행을 경험하면서 정신적 제약을 가진 노인·장애인들에 대한 보호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이들 각국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피후견인이 가진 재산 문제 해결에만 집중했던 기존 금치산제도에서 한 발 나아가 공적인 틀에서 피후견인의 치료·요양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관여하는 후견제도를 도입했다. 노인들이 급격히 늘면서 이들이 가족에게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착취당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친족 비위행위 막기 위해
은행 신탁으로 후견인 재산 보호

 
독일은 1992년 성년후견제를 도입했다.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성년후견청이라는 독립 관청을 설립한 것이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사회복지·보건·청소년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이들을 한곳에 모아 성년후견 업무를 총괄하도록 했다. 성년후견 심판이 시작되면 피후견인의 현재 상황을 진단하는 사회보고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는 등 절차 내내 참여한다. 전문가 성년후견인을 양성하고 제도에 대해 홍보하는 역할도 한다. 지난 3월 서울가정법원이 개최한 한·독 성년후견 전문가 대회에 참여한 클라우스 괼츠 독일 슈투트가르트시 성년후견청장은 “성년후견제도를 현장에서 관리하는 전문 관청으로 후견의 질을 촉진하고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독일에서 성년후견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본인, 배우자, 사촌 이내의 친족, 검사 또는 지자체장에게만 성년후견 신청권한을 부여한 우리 법체계와는 다르다. 안네테 로어 독일 하노버 후견 법원 판사는 “해당자 스스로 ‘난 더 이상 문제없이 지낼 수 없으므로 성년후견이 필요하다’는 말로 신청하는 일이 빈번하다. 성년후견을 자신의 권리에 대한 침해가 아니라 도움과 원조의 수단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2000년부터 성년후견제를 실시했다. 16년간 제도를 운용해 오면서 강화된 부분은 후견인 비위 행위에 대한 감독이다. 특히 경제적으로 형편이 좋지 않은 후견인이 비위 행위를 저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피해 회복이 어려울 때가 많았다. 이 같은 문제점 해결을 위해 일본 최고재판소는 2012년 2월부터 후견제도 지원신탁제도를 도입했다. 신탁은행이 피후견인의 재산을 관리하게 하고 매달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일반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이다. 홍남희 법무법인 코러스 변호사는 “아무래도 전권을 쥐게 되면 사람인 이상 횡령범죄를 저지르기 쉽다. 비위 행위가 구조적으로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도입된 안전장치”라고 설명했다.
 
국내 성년후견 전문가들은 오랜 시간 후견제를 진행해 온 각국 제도가 가진 장점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사단법인 온율 배광열 변호사의 설명이다.
 
“보건복지부·법무부 등 관여하는 모든 기관의 자원을 한군데 모아 성년후견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후견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 후견인을 매칭해 주는 공공후견의 영역에선 부처별 입장이 달라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성년후견 신청 권한이 있는 지자체장·검사 등이 후견이 필요한 사람을 인지한 경우 후견을 신청하도록 하는 의무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민법에 권한이 있다고만 돼 있는 탓에 지금은 서로 자기 일이 아니라며 떠넘기기만 한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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