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시지와 E형 간염

중앙선데이 2017.09.03 01:00 547호 24면 지면보기
강재헌의 건강한 먹거리
일러스트=강일구

일러스트=강일구

최근 유럽산 가공육에서 E형 간염 바이러스가 발견되어 먹거리에 비상이 걸렸다. 소시지를 비롯한 가공육은 학교직장의 급식부터 바비큐 재료까지 즐겨 먹는 대중적 식품이기에 그 충격이 더 큰 듯하다.
 
그동안 E형 간염은 동남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을 여행할 때 물이나 음식으로 전염되는 질환으로 여겨져 왔기에 국내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질환이다. 하지만 이 질환이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가공육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건강보험 진료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E형 간염으로 진료받는 인원은 연간 100여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E형 간염으로 진단받지 않고 자연 치유된 경우가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E형 간염은 주로 E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충분히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나 가공육 등 음식물을 통해 감염된다. 최근 유럽산 가공육이 문제가 된 것은 유럽의 사육 돼지 중 E형 간염 감염률이 높아, 이 돼지고기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E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15~ 60일 후 피로감, 구역, 식욕감소, 우상복부 통증, 황달, 근육통, 열이 발생하여 약 2개월간 지속된다. 다행히 E형 간염 환자들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자연 회복되지만, 만성 간질환자, 면역억제제 치료자나 임산부는 중증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E형 간염은 항체 검사와 간기능 검사로 진단을 내리게 된다. E형 간염은 대부분 자연 치유되므로 휴식,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분 섭취, 금주 등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E형 간염에 대한 예방백신은 아직 개발되어 있지 않으므로 여행지에서 물과 음식에 주의하고 개인위생에 유의하는 것이 주요 예방수칙으로 권고되어 왔으나 최근 유럽산 가공육 등 먹거리가 새로운 이슈가 된 것이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원산지를 꼭 확인하여 유럽산 가공육을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가공육과 돼지고기는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가공육은 이미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대장암 등 발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한 바 있고, 대표적인 고열량, 고지방, 고나트륨 식품이다. 국내에서 흔히 소비되는 한 소시지를 예로 들어 보면, 100g당 열량이 230㎉이고, 이중 지방이 20g이나 들어 있다. 또한 고지혈증을 유발하는 포화지방이 7g이나 들어 있고, 나트륨 함량도 세계보건기구의 하루 섭취권장량의 절반 가까이 들어 있다, 따라서 소시지 등 가공육보다는 가공하지 않은 육류를 채소와 함께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구독신청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