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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협박' 논란에 입 연 '갓건배'…옹호한 진선미 의원은 불똥?

중앙일보 2017.09.02 16:23
'갓건배' 이미지와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사진 갓건배 유튜브, 진선미 의원 인스타그램]

'갓건배' 이미지와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사진 갓건배 유튜브, 진선미 의원 인스타그램]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슈팅 게임 '오버워치' 관련 인터넷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BJ(방송진행자)이자 여성 게이머 '갓건배'가 최근 불거진 '살해 협박 논란' 등에 대해 입을 열었다. '갓건배'는 게임방송 유튜버기도 하지만 남성혐오를 주제로 한 콘텐트를 제작해오고 있다. 게임에 참여한 남성들에게 욕을 하거나 남성을 조롱하는 식이다. 이는 여성 게이머들이 그동안 겪어왔던 성적 표현이나 혐오 발언을 그대로 돌려주는 일종의 '미러링(mirroring)' 방식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일 여성신문은 갓건배와의 서면 인터뷰를 공개했다. 
 
갓건배는 인터뷰에서 자신을 평양 갓씨, 이름은 건배로 한남대학교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대전 한남동에 거주하는 49세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최근 있었던 살해 협박 사건을 꼽았다. 갓건배는 "남성 BJ들은 여태 심각한 여혐(여성 혐오) 콘텐트로 인기를 끌고 대형 BJ로 성장하지 않았느냐"라면서 "수십 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남성 유튜버들이 고작 구독자 4만명의 유튜버 하나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나 날 눌러버리겠다고 합심한 게 너무나도 졸렬했다"고 해당 사건을 언급했다. 
남성 두명이 '갓건배'라는 여성을 찾아간다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 유튜브 화면. [사진 유튜브 방송 캡처]

남성 두명이 '갓건배'라는 여성을 찾아간다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 유튜브 화면. [사진 유튜브 방송 캡처]

갓건배는 남성을 조롱하는 발언으로 일부 남성 네티즌의 항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갓건배는 '모든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남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일부 남성 유저가 여성을 상대로 성차별·성희롱 등을 하는 것은 그 여성이 남혐(남성 혐오)하는 여성이기 때문이냐"고 반문하면서, "마찬가지로 나도 여혐하는 여성이 아니라 그냥 남성이라는 이유로 성차별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를 비난하고 싶다면 먼저 여혐한 남성들부터 비난하고 여혐을 없애는 데 일조를 하고 오라"고 덧붙였다. 
이철성 경찰청장(왼쪽)과 진선미 의원.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이철성 경찰청장(왼쪽)과 진선미 의원.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앞서 지난달 21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철성 경찰청장 등이 출석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회의에서 이 문제를 언급해 논란에 불이 다시 붙었다. 진 의원은 "남성 BJ들이 '한 여성 BJ의 집을 찾아가 살해하겠다'고 한 인터넷 방송을 7000여명이 시청했다"며 "검거 후 조치가 어떻게 됐냐"고 이 청장에게 물었다. "경범죄 처벌법으로 단속했고 음란물 유포 혐의 등으로 다시 수사 중에 있다"는 이 청장 말에 진 의원은 "왜 죄목이 '음란물'이냐"며 "여성 당사자 관점에서 보면 살해 협박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담배를 버리는 것도 5만원인데 불안감 조성 행위로 고작 이 남성 BJ들에게 5만원을 부과했다"며 "어떻게 이런 대응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따져 물었다.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진선미 의원 관련 글들. [사진 구글 검색 결과 캡처]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진선미 의원 관련 글들. [사진 구글 검색 결과 캡처]

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이 사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경찰은 '유튜브가 원래 그런 특성들이 있지 않느냐'며 살인 중계 생방송을 한낱 인터넷 상에서의 장난으로만 인식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갓건배를 옹호했다는 이유로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진 의원을 비방하는 영상이나 항의 글이 올라와있다. 진 의원의 인스타그램에는 "갓건배도 살해 협박했다" "진 의원은 왜 결과만 보고 원인은 안 보냐" 등과 같은 항의 댓글도 달린 상태다. 
지난달 21일 올라온 진선미 의원 인스타그램 전문.
"한 유투버가 20만원만 주면 살해하고 오겠다고 예고하고 이 과정을 실시간으로 중계했습니다. 그 여자가 아닌 다른 여자가 있더라도 살해하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두려움에 떨던 시청자가 신고를 해서 검거를 했는데, 어떻게 대처하셨습니까?  
왜 제목이 음란물입니까? 이 사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셔야 합니다. 살해를 하겠다고 공고하고 찾아가겠다고 공고하고, 시청자가 후원을 했어요. 살해모의에. 이런 상황은 당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살해협박이고, 예비음모죠.  
본 의원실이 경찰 측과 전화 통화를 했을 때도 이 같은 인식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유튜브가 원래 그런 특성들이 있지 않느냐”며 살인 중계 생방송을 한낱 인터넷 상에서의 장난으로만 인식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굉장히 많이 변화되는 과정 속에서, 여성이 겪는 여성이 겪는 공포감, 치안에 대한 불안감은 늘어나고, 상상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폭력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공백을 매꾸지는 못할망정, 실제로 범칙금 5만원, 담배꽁초 버려도 5만원입니다. 최소한 입건이 되어 확인이 되었어야 하는데, 돌려보냈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는 것입니까? 이해할 수 없습니다. 청장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새롭게 점검하셔야 할 것입니다. 보강해서 수사하셔야 됩니다."
한편 2일 갓건배는 전날 유튜브 본 채널이 영구 정지를 당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갓건배2'라는 새로운 스트리밍 채널을 만든 상태다. 갓건배는 여성신문과의 인터뷰 말미에서 "깨끗한 인터넷 방송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향후 BJ로서의 계획을 전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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