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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배인구의 이상가족(17) 아빠의 새 엄마와 재산분할 어떻게 하나요

중앙일보 2017.09.02 12:00
 
 

저희 부모님께서는 20년 전에 이혼하셨어요. 아버지는 지금의 새어머니를 만나 저희와 함께 새로운 가족을 꾸렸습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이었죠. 새어머니도 잠시지만 결혼생활을 했다고 들었는데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분이셨는지 자식이 없었어요. 아버지와 재혼하신 후에도 친자식을 두진 못하셨어요. 

 

배우자는 다른 상속인 보다 50% 가산해 상속
'품위있는 그녀' 드라마 속 재산분할은 오류

그 덕분인지 몰라도 새어머니는 저희 자매를 친자식처럼 키워 주셨어요. 저희 자매는 처음에는 새어머니를 오해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흉허물 없이 지내며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친어머니와는 가끔 연락하고 지냈는데 5년 전에 암으로 돌아가셨어요. 
 
텔레비전 드라마에 재혼가정이 나오면 여러 생각이 나요. 새엄마가 전처소생 자식들에게 못되게 구는 장면이 나오면 괜히 불편해지더라고요. 혹시 새어머니와 같이 드라마를 보게 되면 더더욱 그렇죠. 
 
최근 종영된 '품위있는 그녀'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저의 집은 드라마에 나오는 그런 돈 많은 집은 아니에요. 부모님도 건강에 별 이상 없으셔서 한 번도 상속문제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도 없었어요.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서 궁금했어요. 회장과 재혼한 여자가 사망하자 그 재산의 50%를 배우자인 회장이 상속받고, 나머지는 회장의 자식들이 받는다는 내용이 나오더라고요.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중앙포토]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중앙포토]

 
저희집의 경우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새어머니와 저희 자매가 상속을 받을 텐데요. 새어머니가 돌아가시면 그때는 어떻게 되나요? 만약 새어머니가 아버지보다 먼저 돌아가시면 아버지와 저희 자매가 상속을 받나요? 
 
 
[제작 조민아]

[제작 조민아]

 
배인구 변호사가 답합니다
우리 민법은 상속인의 순위를 정하고 있습니다. 1순위는 상속인의 직계 비속, 2순위는 직계 존속입니다. 배우자는 직계비속이나 직계존속이 있으면 공동으로 상속하되, 다른 상속인들보다 50% 가산해 상속받습니다. 직계비속과 직계존속이 없으면 단독으로 상속인이 됩니다. 3순위는 형제자매, 그다음 4순위는 4촌 이내의 혈족들입니다.  

 
사례자의 경우 아버지가 새어머니보다 먼저 돌아가시면 새어머니와 사례자 자매가 공동상속인이 됩니다. 새어머니와 사례자 자매가 1.5대 1대 1의 비율로 상속을 받게 되죠. 이후 새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새어머니 상속재산은 새어머니의 직계존속이나 형제자매, 4촌 이내 혈족의 순서로 상속받게 됩니다. 반대로 만약 새어머니가 아버지보다 먼저 사망하게 되면, 자식이 없으니 배우자인 아버지와 새어머니의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됩니다. 새어머니의 직계존속이 모두 사망했다면 배우자인 아버지가 단독으로 상속하게 되겠죠.  
 
[사진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홈페이지]

[사진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홈페이지]

 
결론적으로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에서 새어머니인 박복자 사망 후 남편인 안 회장이 50%를 상속받는다는 내용은 틀렸습니다. 그 드라마에서 박복자는 고아로 그려지고 있고, 자녀는 없으므로 안회장이 100% 상속받아야 맞는 것입니다. 아마 50%를 가산해 상속받는 것을 상속재산의 50%를 상속받는 것으로 오해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난 2014년에 생존 배우자의 부양을 위해 배우자 상속분을 강화하자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당시 상속재산에서 배우자의 몫으로 선취분을 인정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 시안도 있었지만 모두 논의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 뉴스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대단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여파로 어쩌면 많은 분이 알게 모르게 배우자가 상속재산의 50%를 상속받는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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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구 배인구 법무법인로고스 가사·상속센터장 필진

[배인구의 이상(理想)가족] 어쩌면 힘들고, 아픈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를 웃고 울게 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그간 잊고 지냈던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오랜 판사 경험을 가진 필자가 이 같은 고민을 함께 나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일부 내용을 재구성·각색해 매주 가족 이야기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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