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에서 희열을 느낀다"
뚜렷한 개성으로 음악 표현하는 피아니스트 원재연
1일 이탈리아 볼차노의 부조니 콩쿠르에서 2위
때문에 그는 콩쿠르보다 연주에 어울리는 피아니스트다. “연주 무대에서는 희한하게 전혀 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대 위의 나에게만 시선이 집중될 때의 희열이 있다. 특히 정말 작은 소리로 연주할 때 모든 사람이 내 소리만 듣는 기분, 그것 때문에 음악을 계속했다.” 하지만 좋아하는 연주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콩쿠르에 계속 도전해야했다. 연주 기회를 얻는 데에 콩쿠르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 나이도 있고, 무엇보다 더이상은 콩쿠르에 나오고 싶지 않아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했고 모든 게 걸려있는 기분이었다.” 이번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는 만 32세까지 참가할 수 있었다. 파이널에 올라온 6명 중 원재연은 나이가 가장 많았다. 게다가 직전 대회의 우승자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 참가자로서 부담이 더 컸다고 했다.
![1일 결선 무대에서 베토벤 협주곡 4번을 연주한 피아니스트 원재연. 61회째인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서 2위와 함께 청중상도 받았다. [사진 부조니 국제 콩쿠르]](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02/9a727d52-842b-42a2-8bde-86b7b5be2212.jpg)
1일 결선 무대에서 베토벤 협주곡 4번을 연주한 피아니스트 원재연. 61회째인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서 2위와 함께 청중상도 받았다. [사진 부조니 국제 콩쿠르]
그는 “콩쿠르에 그만 나오기 위해서 콩쿠르를 잘 해야 하는 모순이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또 “무엇보다 청중이 내 연주를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연주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최종 결선 무대에서 베토벤 협주곡 4번을 연주할 땐 빠른 속도로 몰아붙이는 부분과 음악적으로 노래하는 부분을 대비시키며 청중의 환호를 이끌어내고 청중상을 받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피아니스트 강충모에게 배운 원재연은 라이프치히ㆍ잘츠부르크를 거쳐 현재 쾰른 음대에서 클라우디오 마르티네즈 메너와 공부 중이다. 그는 “단지 피아노를 잘 친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다. ‘이 음악이 이렇게 좋다는 걸 알게 해줘서 고맙다’는 청중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음악 뿐 아니라 전 분야의 예술에 통달한 예술가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1일 시상식에서 2위와 청중상을 함께 받는 원재연 피아니스트. 김호정 기자
볼차노(이탈리아)=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