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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대폭 바뀌나…수능 개편 유예 직후 도마 오른 학종

중앙일보 2017.09.01 16:49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능 개편 1년 유예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김 부총리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학생부 종합 전형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임현동 기자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능 개편 1년 유예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김 부총리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학생부 종합 전형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임현동 기자

일각에서 ‘금수저 전형’ ‘깜깜이 전형’ 등으로 부르는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이 향후 교육부의 대입 제도 개선책에서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 개인의 학습역량 등 정성적 측면을 평가한다는 측면이 있지만, 공정성·투명성에 대해 학부모들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아서다. 
 

31일 김상곤 부총리 수능 개편 1년 연기 하며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투명성 개선하겠다"

학교·교사 따라 학생부 기록 양과 질 차이 나
교육계 "표준화 등 학생부 기재 방식 손봐야"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수능, 면접 등 반영
김 부총리 "학종에서 '수능 최저' 완화· 폐지"
전문가들 "정성평가인 학종에 학생들 불안감"

 지난 31일 교육부 발표대로라면 우선 학종에서 평가하는 요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부의 기재 방식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학종에서 학생·학부모 부담을 줄이기 위해 평가 요소도 현재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는 지난 31일 ‘2021학년도(현 중3) 수능 개편 1년 유예’를 발표하며 ‘학종 개선’을 함께 언급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논술과 특기자 전형은 단계적으로 축소해 대입을 학생부와 수능 위주로 단순화하겠다”며 “학종은 공정성·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수능 최저) 완화·폐지 ▶학생부와 교사추천서 기재 양식 개선 ▶블라인드 면접 도입 등의 방향을 언급했다. 학종 자체는 현재보다 유지하거나 확대하지만 ‘메스’는 대겠다는 것이다. 수능 최저는 수시모집에서 대학이 합격 조건 중 하나로 일정 수준 이상의 수능 성적이다.  
 
①학생부 양식 바뀔까 
교육계에서는 정부가 학종의 어떤 부분을 개선할지 관심이 쏠린다. 우선 학생부 기재 방식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안연근 전국진학지도협의회 공동대표(잠실여고 교사)는 “학종은 학교·교사에 따라 교내 프로그램의 질이 다르고 학생부 기록의 편차가 심해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는 지적이 많았다”며 “교육부가 우선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학종은 평소 교사가 학생을 관찰해 활동과 특기, 성장 과정을 학생부에 기록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의 열정과 노력이 학종에서 수험생의 합격 가능성을 좌우할 수 있다. 어떤 담임을 만나느냐에 따라 입시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로또 전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중앙일보와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고 2·3학년 850명)에서 학생들은 학종의 문제점으로 ‘교사에 따라 학생부 기록이 크게 달라진다’(22.3%)고 답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렇다보니 학생부에 특이한 이력 한 줄을 추가하기 위해 학생·학부모가 “학생부에 이렇게 적어달라”며 교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 강북의 한 일반고 교사는 “학생부 기록 마감 때면 시키지도 않은 보고서를 들고와서 ‘발표·토론을 적극적으로 했다’고 학생부에 적어달라는 학생이 많다”며 “거짓 기록이기 때문에 안된다고 돌려보내느라 애를 먹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석용 서라벌고 교사는 “교사의 주관적 판단이 들어가는 서술을 어떻게 줄여가느냐가 관건”이라며 “교육부가 체크리스트 형식의 공통 점검 항목을 개발·보급해 학생부 기록 방식을 표준화하고 교사 간 편차를 줄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②학종에서 '수능 최저' 완화·폐지되나
 학종을 개선하려면 준비 부담 완화 차원에서 학종의 평가 요소 갯수를 줄일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크게 보면 학종은 ▶학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수능 최저 ▶면접 등 크게 5가지 요소를 평가한다고 볼 수 있다. 우선 김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중 하나인 '수능 최저'를 완화·폐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상당 수 대학이 학종에서 수능 최저를 요구하는데 학생·학부모들은 내신과 동아리 등 학교 활동을 챙기면서 수능까지 공부해야 해 부담을 느껴왔다.  
 
일부 교육시민단체에선 학종에선 소논문·경시대회·봉사·독서 등 비교과 활동도 평가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소논문·경시대회·봉사 등 비교과 활동은 부모의 재력이나 사교육에 따라 영향받을 여지가 크다”며 “모든 학생이 참가하는 수업과 정규동아리 활동만 평가해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제기했다.  

  
③"절대평가 도입시 특목고가 학종 유리" 
 내신 절대평가 도입 방식과 시기 역시 여전히 논란이다. 교육부는 고교·대학·학부모가 참여하는 ‘대입정책포럼’을 구성해 수능 개편과 함께 학종 개선 방향, 내신 절대평가 도입을 함께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내신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비교과 프로그램이 우수한 특목·자사고로 우수 학생 쏠림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서울 강남의 한 일반고 교사는 “특목·자사고 폐지 논란의 실타래를 풀지 못하면 내신 절대평가 도입이 힘들지 않겠냐”며 “학교뿐 아니라 학생·학부모의 반대가 워낙 심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능 개편 1년 유예
 교육부가 이번에 ‘학종 개선’을 언급한 것은 이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불안감을 불식시키지 못하면 수능 절대평가 도입이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읽힌다. 수능 절대평가를 반대해온 측은 ‘수능 절대평가→수능 변별력 약화→정시모집 축소→학종 확대’를 예상하며 반대 입장을 펴왔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이학종의 공정성·투명성에 대해 확신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송인섭 숙명여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는 “학부모들 사이에선 수능처럼 일률적 잣대로 줄을 세우는 정량평가를 '공정하다'고 보는 인식이 깊이 박혀 있다. 정성평가인 학종의 공정성·투명성 논란을 잠재우는 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부분적 개선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시간을 갖고 새로운 대입제도 전반을 연구해 중장기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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