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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라 비난 여론, '김생민 조롱'이 문제가 아니라…

중앙일보 2017.09.01 15:35
[사진 MBC '라디오스타' 캡처]

[사진 MBC '라디오스타' 캡처]

MBC '라디오스타'가 게스트로 출연한 방송인 김생민의 말을 끊고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면서 제작진과 김구라 모두 사과를 했지만 비난 여론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전히 시청자 게시판에는 불만 글이 이어지고 있다.
 
8월 30일 '라디오스타' '염전에서 욜로를 외치다' 특집 방송 이후 온라인이 들썩였다. MC 김구라가 김생민의 절약을 다루는 방식에 불쾌하다는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사진 MBC '라디오스타' 캡처]

[사진 MBC '라디오스타' 캡처]

김구라는 인상을 찌푸리며 "짜다고 철든 건 아니다"라고 하는 한편 "김생민 씨 대본을 보면서 느낀 건데 왜 이런 행동을 하지? 우리가 이걸 철들었다고 해야 하는 건가?"라며 '절약하는 습관'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김구라의 소속사 관계자는 8월 31일 오후 OSEN에 "조롱하려는 의도가 없었는데, 보시는 분들이 불편하게 봤다면 죄송하다"며 "김생민씨에게도 직접 사과했다"고 전했다.
 
'라디오스타' 측 역시 같은 날 "어제 방송을 보고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김생민씨는 이른 시일 내에 다시 한번 녹화에 모셔 좋은 내용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31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생민도 "'라스'에 처음 출연했는데, 출연 자체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많이 가져갔어야 했는데, 준비를 못 했고 엄청 떨어서 오히려 죄송했다. 김구라 형님도 좋아하고, 다른 MC분들도 재미있게 풀어주려고 하셨다. 제가 잘하지 못해서 발생한 일 같다. 절대 불쾌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 사과와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비난 여론은 여전하다. 김구라와 제작진의 사과 대상이 틀려서다. 시청자들은 김생민이란 사람을 비난하는 김구라에게 분노를 느낀 것이 아니다. 김생민의 절약하는 습관을 조롱하는 김구라의 태도를 지적하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게시판에 김구라와 게스트들이 김생민의 생활습관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부분을 주로 지적하며 상대적 박탈감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게스트의 치부를 자연스럽게 들춰내고 끈질기게 물고늘어지는 '라스' 특유의 긴장감을 고려하더라도 도가 지나치다는 것이 시청자들이 분노하는 이유다.
 
김생민의 절약 습관을 '철 든 게' 아니고 '이상한 행동'으로 몰아가는 사고 방식은 시청자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줬다. 사고 싶은 것이 있어도 꾹 참고, 하나라도 절약하고 살아가는 우리나라 장삼이사들의 생활 태도를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사진 MBC '라디오스타' 캡처]

[사진 MBC '라디오스타' 캡처]

시청자들은 방송에서 조롱받는 김생민을 보며 마치 치열하게 사는 자신들의 삶이 조롱받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이것이 분노의 이유이고 김구라와 제작진의 사과가 대상을 잘못 정했다는 지적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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