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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중에 약탈까지, 휴스턴 한인 상회는 멘붕

중앙일보 2017.09.01 14:49
초대형 허리케인 '하비'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이 재앙적인 피해를 입은 가운데 한인 동포들이 운영하는 이 지역의 '뷰티서플라이'(beauty supply) 업체들이 약탈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인 운영하는 뷰티업체들이 주요 약탈 타깃
침수로 가게도 못나가고 CCTV보며 발 동동

허리케인으로 인한 치안 공백 속에 태연하게 미용용품들을 약탈해 들고나오는 모습. 2017.9.1 [휴스턴 교민 서정호씨 제공=연합뉴스]

허리케인으로 인한 치안 공백 속에 태연하게 미용용품들을 약탈해 들고나오는 모습. 2017.9.1 [휴스턴 교민 서정호씨 제공=연합뉴스]

뷰티서플라이는 가발, 붙임 머리, 파마액 등을 판매하는 미용용품점이다. 1960년대 미국으로 이주한 한인들이 기반을 닦았던 가발산업을 시작으로 미국 내에서 한인 동포들이 주도하는 업종으로 꼽힌다. 
 31일(현지시간) 휴스턴 한인회에 따르면 허리케인이 휴스턴을 강타한 지난 주말 뷰티서플라이 매장을 노린 범죄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10여 곳의 한인 점포가 몰려있는 홈스테드(homestead) 지역에서만 최소 9곳 이상 약탈이 이뤄졌다고 한다. 

 
점포 매니저 서정호씨는 "경찰 출동이 어려운 상황을 노려 흑인들이 뒷문을 부수고 점포에 난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로가 모두 침수돼 이튿날 오후까지 가게를 찾아갈 수도 없었다"며 "집에서 CCTV 영상으로 약탈 장면을 빤히 지켜보면서 당한 셈"이라고 했다. 피해규모에 대해선 "120만 달러(13억 원대) 상당의 물품 가운데 최소 80만 달러어치를 훔쳐갔다"고 말했다. 
 
 
뷰티서플라이 점포 약탈 모습(위). [휴스턴 교민 제공=연합뉴스]

뷰티서플라이 점포 약탈 모습(위). [휴스턴 교민 제공=연합뉴스]

 
한인회에도 뷰티서플라이 점포에 대한 약탈 사례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김기훈 한인회장은 "정확한 집계를 해봐야 알겠지만, 최소 20건 피해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들이 운영하는 뷰티서플라이 약탈 피해는 이번만이 아니다. 특히 19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 사태 당시에도 한인 매장이 큰 피해를 봤다. 한인회 관계자는 "뷰티서플라이는 험한 업종이면서도 한인들이 미국의 각 지역에 정착하는 과정에 든든한 밑천 역할을 했다"면서 "이런 재난이 벌어질 때마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니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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