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을 마신 뒤 얼굴이 빨개지는 고령층은 적은 양의 술도 노화를 앞당길 수 있다. 김회룡 기자
국민대 백인경 교수 한국영양학회지 발표
음주량과 노화 속도 상관성 조사
알코올 분해 효소 적으면 얼굴 벌게져
"이런 노인은 같은 양 마셔도 노화 빨라"
![경북의 한 농촌에서 농부들이 막걸리를 나눠 마시고 있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01/2b5be548-c5f3-4de8-8317-0e4d1b152bf1.jpg)
경북의 한 농촌에서 농부들이 막걸리를 나눠 마시고 있다. [중앙포토]
백 교수 연구팀은 경기도 안산시에 거주하는 성인 1803명을 대상으로 ▶하루에 술을 얼마나 마시는지 ▶술을 마신 후 얼굴이 빨개지는 등 신체 반응이 나타나는지를 물었다. 이와 함께 수면 장애·비만도(체질량지수·BMI),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등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이들의 혈액을 뽑아 백혈구 염색체의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했다. 텔로미어는 세포의 염색체 끝부분을 말한다. 세포가 성장·재생하면서 조금씩 줄어드는데, 일정 길이 이하로 짧아지면 세포는 자신이 '늙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스스로 소멸한다. 이런 이유로 텔로미어 길이는 인간의 노화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널리 활용된다.
![염색체의 양 끝에 위치한 텔로미어. 나이가 들면서 점점 짧아져 노화의 지표로 활용된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01/bf239e0a-6b45-454d-9861-e8b09eae83b7.jpg)
염색체의 양 끝에 위치한 텔로미어. 나이가 들면서 점점 짧아져 노화의 지표로 활용된다. [중앙포토]
![소주·맥주 한 잔에 당 알코올 약 8g 포함돼 있다. 술 한잔에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태생적으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가 적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01/d7dc4aa1-80ec-43ea-98e2-51d89ff4b041.jpg)
소주·맥주 한 잔에 당 알코올 약 8g 포함돼 있다. 술 한잔에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태생적으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가 적다. [중앙포토]
나아가 연구팀은 65세 이상 음주자 중에서 술을 마신 후 얼굴이 빨개지는 41명을 골라 음주량과 텔로미어의 길이를 파악했다. 알코올 섭취량 기준은 15g으로 낮춰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그 결과 하루 15g 이상 마시는 경우 비음주자보다 상대적인 텔로미어 길이가 0.35 짧은 것으로 확인됐다.
백인경 교수는 "ALDH 활성도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 음주 횟수를 늘린다고 ALDH 활성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는 고령층, 혹은 나이가 들어서 이런 증상이 새롭게 나타난 고령층은 술 2잔만 마셔도 건강에 해롭다"고 말했다.
이어 백 교수는 "음주 시 얼굴색이 변하지 않아도 과음은 노화를 촉진시킬 뿐 아니라 각종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금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