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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 사회보장제도 협의, 30일 이내로 단축

중앙일보 2017.09.01 10:01
청년수당 지급으로 복지부와 갈등을 빚었던 지난해 6월 서울시가 대형 현수막을 서울도서관 외벽에 내걸었다. 청년수당은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 제도에서 나온 가장 큰 갈등 중 하나다. [중앙포토]

청년수당 지급으로 복지부와 갈등을 빚었던 지난해 6월 서울시가 대형 현수막을 서울도서관 외벽에 내걸었다. 청년수당은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 제도에서 나온 가장 큰 갈등 중 하나다. [중앙포토]

인천시는 인천에 사는 등록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결혼·휴식 등을 지원하는 '장애인 가족지원 사업‘을 새로 꾸렸다. 인천시의 자체 복지정책 사업으로 추진했으나 바로 시행하지 않고 보건복지부에 협의를 요청했다. 2013년 시행된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르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에 이 같은 사회보장사업은 협의를 거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시 복지부 협의 필수
쟁점 사안은 그간 6개월까지 걸려 파열음도

복지부, 시한 줄여서 정책추진 신속성 높이기로
지자체에 맞춤형 컨설팅 강화, 발언권도 보장
복지부-서울시, 청년수당 관련 소송 취하키로

  당초 인천시가 구상한 사업엔 마라톤 대회 참가, 어버이날 및 어린이날 지원 등 '일회성' 성격의 행사가 많았다. 하지만 복지부와의 협의를 거치면서 지원 대상을 중위소득 60% 이하 저소득층으로 한정했다. 또 정기적인 휴식비 지급, 문화예술 지원 등으로 내용이 바뀌었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와 중앙 부처가 사회보장제도를 새로 만들거나 바꾸기 위해 사전 협의를 하는 데엔 일반적인 안건은 60일, 쟁점이 되는 안건은 6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 협의 후에 복지부는 동의·부동의·변경보완 등 3가지 중 하나를 결정해 요청 기관에 알려준다. 협의 과정에선 종종 양측 간의 갈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이달부터 정부·지자체 간의 사회보장제도 협의 기간이 30일까지로 줄어들게 된다. 쟁점이 있는 경우에도 90일을 넘겨선 안 된다. 처리 기간을 줄여 정책추진의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보건복지부는 1일 이러한 내용의 사회보장 협의·조정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개선되는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 규정. [자료 보건복지부]

앞으로 개선되는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 규정. [자료 보건복지부]

  복지부는 지자체와의 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권역별 정책네트워크'를 이달 중 구성하기로 했다. 시도정책연구원 등 지역 전문가와 함께 새로운 사회보장제도를 준비하는 지자체에 맞춤형 컨설팅을 해주는 식이다. 또 협의를 요청한 기관이 자신들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내년까지 '의견 개진권'을 법에 명시할 예정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지자체가 국가 정책과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복지 행정을 적극 보장하도록 제도와 행정적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능후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동기자간담회를 열고 '청년수당'과 관련한 상호 간의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서울시가 전국에서 처음 실시한 청년수당은 미취업 청년 중 일부를 선발해 현금 급여를 지급하는 사업이다.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파열음을 일으킨 대표적 사례이기도 하다.
 
  지난해 복지부는 서울시의 청년수당 사업에 대해 ‘대상 기준이 모호하고 취업 활동과 연계하지 않았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서울시가 사업을 강행하자 복지부는 서울시의회의 청년수당 예산안 의결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을 냈다. 그러자 서울시도 복지부의 직권취소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을 제기하며 맞불을 놨다.
 
  하지만 정권 교체와 맞물리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서울시가 소득기준을 명확히 하고 구직 활동과 연계하는 등 보완 사항을 내놓으면서 올 4월 복지부는 동의 결정을 내렸다. 이날 간담회에서 양측은 소송 취하와 함께 상호 협력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번 자리를 계기로 정부와 서울시가 전향적으로 협조해서 여러 복지 정책에서 서로 협력해나가는 전환점을 마련하자"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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