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수능 개편 1년 유예, 새 교육의 틀 짜는 전환점 삼자

중앙일보 2017.09.01 02:24 종합 30면 지면보기
교육부가 어제 수능 절대평가 개편 시기를 1년 유예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현재 중3이 치를 2021학년도 수능부터 적용하려던 계획을 2022학년도(중2)로 늦춰 일단 교육현장의 혼란은 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내년 8월까지 수능을 포함한 종합적인 교육 개혁방안을 다시 마련하겠다”며 “앞으로는 ‘불통의 교육부’가 아닌 ‘소통의 교육부’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수능 절대평가를 둘러싼 국민적 갈등과 혼란은 극심했다. 교육부가 불과 3주 전에 1안(일부 절대평가)과 2안(전 과목 절대평가)을 내놓고선 양자택일을 밀어붙였던 게 결정적이었다. 양쪽 모두 ‘풍선효과’와 ‘변별력 상실’이란 치명적인 단점을 드러냈지만 김 장관은 고집을 부렸다. 그러다 국민적 저항에 부닥쳐 항복 선언을 한 것이다.
 
수능 개편 유보는 혼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창의융합형 인재를 키울 백년대계의 새 틀을 짜라는 국민의 엄중한 요구이기도 하다. 당장 내년 고1에 적용되는 문·이과 통합 교육 과정과 수능과의 엇박자 대책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교재가 바뀐 과목의 시험 범위와 수능에서 제외된 통합사회·과학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 현장의 우려를 씻어 내야 한다.
 
그런 다음 수능과 맞물린 특목고·자사고·일반고 등 고교체계, 고교학점제, 내신 절대평가, 학생부종합전형을 망라한 개혁안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수능만 바꿔서는 결코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갈 인재를 키울 수 없어서다. 그런 점에서 조만간 출범하는 수능 등 교육정책 조율기구인 ‘국가교육회의’의 역할이 중요하다. 균형감 있는 전문가를 참여시켜 철저한 자문과 검증을 맡겨야 한다.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는 이번 사태의 교훈도 되새겨야 한다. 모든 국민이 교육부를 지켜보고 있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