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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둔 靑, '기ㆍ승ㆍ전ㆍ시계' 논란…"시계 구해가야 하는데…"

중앙일보 2017.08.30 14:15
 추석 연휴를 한달여 앞둔 청와대가 ‘기ㆍ승ㆍ전ㆍ시계’ 논란으로 시끄럽다. 추석 때 청와대 직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사인이 들어간 손목시계, 이른바 ‘이니 시계’를 ‘1호 선물’로 확보해야 한다는 미션 때문이다. ‘이니’는 문 대통령의 별명이다.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을 새겨 넣은 기념품용 손목시계를 제작해 10일 춘추관에서 공개했다.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무늬와 문 대통령의 사인이 들어가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을 새겨 넣은 기념품용 손목시계를 제작해 10일 춘추관에서 공개했다.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무늬와 문 대통령의 사인이 들어가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직원, 추석 선물용 '문재인 시계' 구하기 경쟁
'시계 곳간' 틀어쥔 이정도 총무비서관 "원칙 변경 불가"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0일 “최근 들어 모든 회의에서 논의가 ‘그런데 시계는?’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농담을 더하면 주요 정책 논의의 결론이 시계를 구해야 한다는 식으로 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공개된 ‘문재인 시계’는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문양이 수작업으로 만든 자개판에 새겨져 있다. 뒷면에는 문 대통령의 정치철학인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청와대 직원들의 ‘시계 구하기’ 경쟁이 벌어진 배경은 시중에 판매하지 않고 청와대 행사에 초청된 손님 등에게만 선물로 증정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청와대는 아예 이러한 내용을 청와대 내규로 못박아 놓은 상태다.
 ‘시계 내규’를 만들어 문재인 시계의 ‘곳간’을 굳게 닫아버린 사람은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다. 이 비서관은 7급 공무원 출신으로 문 대통령과 과거 인연이 없다. 역대 정부에서 대통령의 측근 인사를 앉히던 관행을 깬 인사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시계 민원’이 통하지 않는 배경도 정치판에 몸담지 않았던 ‘엄격한 곳간 지기’의 원칙 때문이다.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을 새겨 넣은 기념품용 손목시계를 제작해 10일 춘추관에서 공개했다.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무늬와 문 대통령의 사인이 들어가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을 새겨 넣은 기념품용 손목시계를 제작해 10일 춘추관에서 공개했다.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무늬와 문 대통령의 사인이 들어가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직원들이 민원이 쇄도하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직을 걸고 시계를 구해보겠다”며 나섰지만 ‘불가하다’는 답만 받았다고 한다. 대신 총무비서관실은 청와대 직원의 경우 생일에 시계를 선물로 준다는 선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그러나 이를 놓고도 “나는 생일이 방금 지났는데 어떻게 1년을 기다리나. 그때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한다는 보장도 없고…”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계를 구할 수 없어 ‘민란’이 발생할 지경”이라며 “일부 직원들은 ‘밤에 몰래 총무비서관실을 털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시계를 도저히 구하지 못할 거 같아서 추석 선물로 청와대 매점에서 판매하는 그릇 세트를 샀는데 이걸로 고향에서 만족을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특수활동비 집행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김성룡 기자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특수활동비 집행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김성룡 기자

 청와대 직원들은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총무비서관실 주재 청와대 직원 오리엔테이션에서 시계를 배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시계 관리를 하는 이정도 비서관이 주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직원들의 기대는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비서관은 민원 때문에 원칙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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