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긴급진단] 막장교실, 일탈 교사들 왜 이러나…제자 성추행 모자라 성관계까지 도넘었다

중앙일보 2017.08.30 00:01
학교 교실 모습.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중앙포토]

학교 교실 모습.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중앙포토]

경남 지역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32)가 6학년 남학생 제자(12)와 교실 등에서 성관계를 여러차례 가진 혐의(미성년자의제강간)로 구속된 사건을 계기로 교사들의 성범죄나 성적 일탈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남 초등학교서 여교사가 제자와 성관계
"잘 생겨서 충동 느꼈다" 경찰 진술 알려져

청송서 40대 남교사와 성관계 여고생 '낙태'
여고생父 '지키지 못한 죄책감' 극단적 선택
여주 교사 2명 전교 여고생 3분의 1 추행 공분

높은 도덕성 요구되는 교원의 성(性)비위 잇따라
최근 3년간 성비위 징계 교원 해마다 증가세
전문가 "교원 성폭력 예방교육 강화, 처벌 강화해야"

이 교사는 미성년자(만 13세 미만)인 제자에게 ‘사랑한다’와 같은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 해당 교사는 경찰에 “잘 생겨서 (성적) 충동을 느꼈다”면서 "서로 좋아서 그랬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학부모를 비롯해 사회적으로 충격을 던진 이런 범죄는 최근 몇년간 잊을만 하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원이 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경기도 안성의 한 중학교 여제자들에게 음란 사진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교사 이모(당시 41세)씨는 재판과정서 과거 여제자·학부모와도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났다. 또 경기도 안산 고교(2015년 7월), 파주 고교(2014년 5월)에서도 제자와의 성관계가 문제가 불거졌다. 
경기도교육청 교원정책과 관계자는 “개인정보 문제로 징계결과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29일 오전 경남도교육청관계자들이 초등학교 여교사가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사건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29일 오전 경남도교육청관계자들이 초등학교 여교사가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사건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지난 2013년 7월 경북 청송군의 한 조용한 시골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청송의 한 고등학교 교사 최모(당시 47세)씨로부터 자신의 딸(당시 18세)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A씨(당시 44세)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다.
A씨는 3달 전 쯤 경찰에 최씨를 고소했지만 “딸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한다. A씨 딸은 ‘낙태 고통’까지 겪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사 최씨는 2015년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죗값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과거 서울의 한 학원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2015년 당시 31세던 여성 영어 강사가 만 13세 중학교 2학년 학생과 수차례 성관계를 맺은 것이다.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해당 강사는 최근 법정 구속된 상태다. 

지난해 7월에는 대구 30대 음악 교사가 남학생(15)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당사자 모두 부인해 경찰이 내사 종결한 일도 있었다. 해당 교사는 학생을 ‘서방님’이라고 호칭했다. 
체벌이미지. [중앙포토]

체벌이미지. [중앙포토]

 
성추행과 같은 비위도 끊이지 않고 있는 게 교육계의 현실이다. 경기도 여주 지역의 모 고등학교 교사 2명은 전교 여학생의 3분의 1가량인 7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최근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교사는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책임져야 할 안전생활부장·담임교사였다.
 
이밖에 남자친구와 이별한 여고생 제자에게 “성경험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수차례 성추행을 일삼은 50대 교사가 지난달 징역 6년형을 선고 받는가 하면, 2013년 전남 목포에서는 “바람이나 쐬자”며 자율학습 중이던 옆 반의 고3 제자를 모텔로 데려가 성추행한 혐의로 40대 교사가 경찰 수사를 받은 일도 있다. 
여교사에게 체벌 받은 남학생의 허벅지. [사진 서울교육청]

여교사에게 체벌 받은 남학생의 허벅지. [사진 서울교육청]

 
성 관련 비위 외에도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는 사례도 자주 터진다. 지난 6월 서울의 한 사립고등학교 여교사는 하교 중인 학생을 부르더니 생활지도를 이유로 교실에서 막대기로 수십대 때렸다. 신문지를 여러 겹 말아 만든 종이 막대였지만 학생의 허벅지는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체벌 후 원고지 24장 분량의 반성문도 쓰도록 했다.
 
지난해 3월 경기도 용인 모 초등학교에서는 “평소 욕하는 나쁜 버릇을 고쳐주겠다”며 교사가 학생 2명에게 서로 욕을 하게 하는 ‘욕설 상황극’을 시킨 일도 있었다. 이밖에 타 지역에선 여고생들만 있는 교실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사건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물론 극소수 교원의 ‘막장 드라마’와 같은 일탈행동 때문에 전체 교육계를 매도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교육계의 성범죄 관련 비위현실은 도를 넘어 위험 수준이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교원은 증가추세다. 2014년 44건에서 2015년 97건으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135건으로 집계됐다. 2014년에서 지난해 사이 3배 가량 늘어났다. 피해자가 학생인 경우도 상당수 포함됐다고 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 때문에 교육계 안팍에서는 교원들에 대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성비위가 드러나면 징계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사를 모범적인 인격체로 여기는 어린 학생을 상대로 한 어른 교사들의 이런 성비위는 일종의 '갑질 범죄'로 볼수 있는 만큼 강하게 처벌해 뿌리 뽑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정천근 교육환경개선학부모연합회 회장은 “연간 3시간씩 교원들에 대한 성폭력 예방과 학생인권 존중을 위해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60~70명씩 모여 형식적으로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임용 단계부터 교원들의 성인식과 인성에 대한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또 “성범죄에 연루된 교원에 대해 진상이 명확하게 드러나면 해당 교사를 교단에서 영구 퇴출시키는 ‘원스크라크 아웃제’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전경사진. [연합뉴스]

교육부 전경사진. [연합뉴스]

 
장성근 전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청소년들의 성 가치관이 정립되는 시기에 학생을 상대로 한 교원들의 성비위 사건은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형사처벌과 별도로 교육청 징계위원회에서 정하는 행정처분 역시 영구퇴출에 해당하는 수위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원)소청심사 과정에서도 교원에 대한 동정심이라든지 경력과 공헌을 고려해 징계 수위를 낮추는 온정주의적 분위기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성비위 근절방안 보도자료. [자료 교육부]

교육부 성비위 근절방안 보도자료. [자료 교육부]

 
이윤호 동국대(경찰행정학) 교수는 “교사와 학생간 성비위 사건을 권력관계 측면에서 보면 각종 전권이 선생님에게 달려있는 특수한 상황과 가해성이 강한 특정 교사의 자질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학교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교사의 성비위 문제가 외부에 알려지기 어려운 조직구조, 학생 입장에서는 문제를 알려봐야 자신이 겪게되는 2, 3차 피해와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거란 생각 때문에 사건이 은폐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교원들의 성비위를 예방하기 위해 각 시·도교육청에 특별교육을 실시하도록 요청한 상태”라며 “연 2회 교육청의 징계처분 현황을 조사하고, 미온적으로 처분한 사례에 대해 담당자 문책 요구 등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주·창원·세종=김민욱·이은지·최종권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