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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박동훈의 노인과 바다(4) 바닷속 원색의 향연 즐기며 마음의 힐링을

중앙일보 2017.08.29 04:00
강원도 강릉 남애리 바닷속네 파란 바다와 다이버가 내뿜는 공기방울이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 박동훈]

강원도 강릉 남애리 바닷속네 파란 바다와 다이버가 내뿜는 공기방울이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 박동훈]

 
전업 다이버가 되기 전엔 출판 디자이너였다. 다양한 레이아웃으로 독자의 시선을 잡아끄는 직업이었다. 기하학적 형태를 만들어내고 지면 밖으로 이미지가 튀어나올 듯 입체감을 부여하는 일이다. 눈길을 얻어내는 디자인 요소는 많지만, 가장 강렬한 요소는 역시 색(色)이다.

원색은 젊어지고 싶은 욕구 충족에 효과적
바다는 푸른색이지만 붉은 색도 숨어 있어

 

색은 그 자체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한참 보고 있으면 빠져들 듯 매료된다. 자동차나 냉장고의 색상이 상품성에 중요 요소가 되는 이유다. ‘빨간 스포츠카’라고 할 때 그 빨간색은 상당히 넓은 스펙트럼 중에 한 색에 불과하다.  
 
 
바닷물은 가시광선 중 붉은색을 먼저 먹어버린다. 조명을 비춰주면 화려한 붉은색이 다시 살아난다. 강원도 교암 바닷속에 있는 금강산 포인트의 적산호. 빨간색 화려함의 극치를 보인다. [사진 박동훈]

바닷물은 가시광선 중 붉은색을 먼저 먹어버린다. 조명을 비춰주면 화려한 붉은색이 다시 살아난다. 강원도 교암 바닷속에 있는 금강산 포인트의 적산호. 빨간색 화려함의 극치를 보인다. [사진 박동훈]

 

마룬, 다크레드, 브라운, 파이어브릭, 크림슨, 레드, 오렌지레드, 토마토, 코랄, 샌디브라운, 벌리우드, 탠, 라이트새먼, 타크새먼, 라이트코랄, 새면, 인디안레드, 로지브라운 등등 붉은 계열의 색만 해도 다양하다. ‘레드’도 그냥 레드는 없다. 채도와 명도 등에 따라 또 나뉜다. 한 전자회사는 특별히 만든 빨간색으로 디자인한 가전제품을 히트시키기도 한다.  
 
 
필리핀 뿌에르또 갈레라 섬 캐년포인트에서 만난 말미잘과 공생어류인 휜동가리. [사진 박동훈]

필리핀 뿌에르또 갈레라 섬 캐년포인트에서 만난 말미잘과 공생어류인 휜동가리. [사진 박동훈]

 
 
바닷속은 또 다른 색의 세상  
 
색을 분석하고 그 매력을 찾아다녔던 사람으로서 다이빙은 또 다른 색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나이가 들면 원색에 매료되는데, 이 역시 노년의 다이버에게 상당히 매력으로 다가온다. 원색은 강하다. 젊어지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강원도 남애리 인공어초에 핀 빨간적산호. 적산호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새끼손톱보다도 더 작은 주홍토끼 고동이 교미 중이다. [사진 박동훈]

강원도 남애리 인공어초에 핀 빨간적산호. 적산호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새끼손톱보다도 더 작은 주홍토끼 고동이 교미 중이다. [사진 박동훈]

 
원색 중에도 빨간색은 화려하고, 따뜻하며 사람의 마음을 고양시키는 색이다. 정열적이며 역동적이고 힘찬 색이라고 할 수 있다. 활력이 있고 젊음을 상징한다. 귀족적이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지닌다. 물론 부정적인 의미도 있다. 증오·분노·전쟁·불·위험 등을 상징한다. 중국에서는 빨간색을 매우 귀하고 고급스러운 색으로 여긴다. 빨간색은 사람을 흥분시킨다. 
 

 
코발트블루인 바닷물보다 더 짙은 푸른색. 세계 5대 다이빙 포인트 중 하나인 뿌에르또 갈레라 몽키비치 바닷 속에 파란색 불가사리와 해면 말미잘등이 화려하게 자리하고 있다. [사진 박동훈]

코발트블루인 바닷물보다 더 짙은 푸른색. 세계 5대 다이빙 포인트 중 하나인 뿌에르또 갈레라 몽키비치 바닷 속에 파란색 불가사리와 해면 말미잘등이 화려하게 자리하고 있다. [사진 박동훈]

 
‘초록빛 바닷물’ ‘옥색 바다’ ‘푸른 바다’처럼 바다는 푸른색 계열로 불린다. 그러나 그 속엔 붉디 붉은 색이 숨겨져 있다. 노인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색상이 물 속에 있다. 빛이 바다 속으로 들어오면 파장이 긴 빨간 가시광선이 가장 먼저 흡수된다. 물속으로 10m 정도만 들어가도 빨간색은 초록색으로 보인다. 그렇게 보일 뿐이고 본질은 붉은 색이다. 그래서 초록색으로 보이는 대상에 수중랜턴이나 조명 등을 비춰보면 진짜 색이 드러난다. 정말 화려하고 아름다운 빨간색이다. 빨간색을 띄는 생물로는 빨간 부채산호, 멍게(학명 우렁쉥이), 연산호, 놀래기 등의 물고기가 있다. 해초도 빨간색을 띄기도 한다.  
 
 
필리핀 수심 25미터에 있는 난파선 알마제인. 노후된 난파선이 화려한 고기들의 살림터로 화했다. [사진 박동훈]

필리핀 수심 25미터에 있는 난파선 알마제인. 노후된 난파선이 화려한 고기들의 살림터로 화했다. [사진 박동훈]

 
노란색도 있다. 따뜻하고 풍만한 느낌을 주는 색이다. 태양을 상징하기도 하며 햇살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색이라고도 할 수 있다. 노랑색은 밝은 느낌, 행복, 경쾌함, 귀여움 등을 전해준다. 그래서 안전 관련 시설물이나 유치원 통학버스 등에 사용된다. 이런 노란색은 물속에서도 화사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노란색 생물을 만나게 되면 ‘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경북 울진 나곡 난파선 포인트. 오래된 난파선에 빨간 산호가 군락을 이루고 만개해있고 쥐놀래미가 노란 혼인색을 띄고 암컷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박동훈]

경북 울진 나곡 난파선 포인트. 오래된 난파선에 빨간 산호가 군락을 이루고 만개해있고 쥐놀래미가 노란 혼인색을 띄고 암컷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박동훈]

 
노란색을 띄는 생물로는 무쓰뿌리 돌산호, 누디브렌치, 니모, 노랑가오리, 연산호, 말미잘 등이 있다. 또한 노란색은 경고 의미도 있는데, 생물학적으로 노란색을 띄는 물고기들은 ‘나를 만지지 마세요’라는 의미라고 보면 된다. 반대로 노란색은 ‘나를 봐주세요’라는 의미도 있다. 쥐놀래미 등은 산란철이 다가오면 수컷이 노란색을 띄고 암컷을 유혹하기도 한다.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투하한 강재어초에 빨간 비단 멍게 우렁쉥이가 어초를 화려하게 수놓고있다. 강릉 남애리 강재어초 수심 28미터. [사진 박동훈]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투하한 강재어초에 빨간 비단 멍게 우렁쉥이가 어초를 화려하게 수놓고있다. 강릉 남애리 강재어초 수심 28미터. [사진 박동훈]

 
어디를 봐도 꽉 들어찬 아파트로 회색 일색인 도시에서 지내다 바다에서 살아있는 원색을 만나면 반갑게 마련이다. 원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바다를 보면 마음도 힐링되고 눈도 힐링된다. 해양스포츠의 꽃이랄 수 있는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통해 자연과 원색을 마음껏 즐겨 보자.
 
박동훈 스쿠버강사·직업잠수사 sealionking00@daum.net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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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훈 박동훈 스쿠버강사. 직업 잠수사 필진

[박동훈의 노인과 바다] 전직 디자이너. 바다가 좋아 산업잠수사와 스킨스쿠버 강사로 활동 중. 나이가 들어 바다 속으로 다이빙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건 변명이다. 스킨스쿠버는 70대든, 80대든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론 숨을 쉴 수 있는 한 가능하다. 또 수중사진은 스쿠버의 묘미를 한껏 더해준다. 스쿠버의 시작에서 수중사진 촬영까지, 그 길을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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