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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중국, 일촉즉발 대치 두 달여만에 병력 철수 합의

중앙일보 2017.08.28 17:57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국경 분쟁으로 두 달 넘게 부탄 도클람 지역에서 군사적 대치를 이어왔던 중국과 인도가 병력을 철수시키기로 합의했다고 인도 NDTV 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외교부 "외교적 노력의 결과…양측 병력 즉시 철수"
모디 총리의 내달 3일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에 청신호
전문가 "인도가 압박 잘 이겨내자 중국이 물러선 것"

인도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몇 주간 중국과 인도는 도클람 분쟁 해결을 위해 외교적 소통을 유지했다"며 "양국은 도클람에서 대치 중이던 병력을 즉시 철수시키기로 합의했고 현재 철군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NDTV는 인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완전 철군까지는 며칠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측은 이날 외교부 성명을 통해 인도군의 철수 사실을 전하면서도 중국군의 조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인도의 월경 인원과 장비가 모두 인도 국경으로 철수했다"며 "중국은 중국은 계속해서 역사상 국경조약 규정에 따라 주권 권리를 행사하고 영토 주권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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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에서 인도 기자들이 "양국 외교 채널에서 합의한 상호 철수에 대한 중국 측 조치가 뭐냐"고 계속 물었지만 화 대변인은 같은 대답만 반복한 뒤 "현장 상황에 변화가 발생했다. 상황에 맞춰 (병력을) 조정과 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인도 언론들은 “중국 외교부는 중국 여론을 의식해 발표한 것”이라며 내달 3~5일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열리는 9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참석 가능성이 커졌다고 반응했다.
 
그동안 외교적 해결을 모색해오던 양측은 브릭스 정상회의가 목전에 다가오자 전격적으로 합의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인도 씽크탱크 옵저버연구재단의 마노즈 조시 연구원은 "브릭스 정상회의를 앞두고 긴장이 갑자기 완화된 것은 모디 총리가 중국의 압박을 이겨냈고 이에 중국이 한 걸음 물러섰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인도 정부는 양측 군이 함께 철수할 것을 제안한 데 반해 중국은 인도군의 일방적인 철수를 요구해왔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인도와 중국 간 국경 대치는 지난 6월 16일 중국 군대가 인도·부탄과의 접경지대인 도클람에서 도로 건설을 시작한 것이 발단이었다. 부탄이 영토를 침범당했다고 반박하자 동맹국인 인도군이 출동해 도로 건설을 막고 대치 상태에 들어갔다. 이에 중국은 자국 영토가 침범당했다고 맞섰다.
 
양측은 그로부터 약 70일 간 대치하면서도 무력 분쟁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제력을 발휘해왔다. 지난 15일 수십 명의 군인들이 투석전과 육박전을 벌였지만 총기 사용을 삼갔고, 그 직후 국경에서 장교들끼리 회동한 것이 그 실례다. 지난달 7일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모디 총리가 만나 미소 지으며 악수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히말라야 산악지대에 위치한 도클람은 현재 부탄의 실효지배 하에 있지만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분쟁 지역이다. 인도 측은 중국이 도클람을 손에 넣고 이곳에 도로를 건설할 경우 인도 동북부 지방 침공에 유리한 전략적 입지를 얻게 된다고 우려해왔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서울=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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