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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특화 홍성 홍동 “젊은 귀농 몰려 집 부족”

중앙일보 2017.08.28 01:38 종합 5면 지면보기
인구 5000만 지키자 
강원도 홍천군 모곡4리 노인들은 ‘무궁화마을’ 방문객을 위해 다듬이 등 전통문화 공연도 직접 선보인다.[사진 각 마을]

강원도 홍천군 모곡4리 노인들은 ‘무궁화마을’ 방문객을 위해 다듬이 등 전통문화 공연도 직접 선보인다.[사진 각 마을]

강원도 홍천군 서면 모곡4리 길목엔 무궁화나무가 빼곡하다. 점심시간이 지날 즈음엔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들이 마을회관에서 무궁화차를 준비한다. 회관 한쪽엔 무궁화꽃 모양 ‘모빌’을 만들 재료도 마련돼 있다. 무궁화 체험 프로그램 손님들을 위해서다. 연간 관광객 2만 명이 찾는 모곡4리의 다른 이름은 ‘무궁화마을’이다.
 

고령화 이겨내는 마을들
홍동마을, 3400명 중 절반이 외지인
귀촌 교육, 마을기업 공동체 만들어
홍천 모곡리 ‘무궁화마을’ 브랜드화
노인 주도 묘목 등 사업, 35가구 늘어
전남 강진선 고3생 ‘농업인 인턴’도

이곳엔 30~40대가 없다. 막내인 청년회장이 올해로 59세다. 마을사업도 물론 노인들이 주도한다. 마을사업체인 ‘무궁화영농조합’을 세웠고 부녀회·노인회가 관광객을 맞이할 식당을 운영한다. 이들이 문화체험 강사로 나서고 ‘다듬이 공연’도 진행한다. 청소 등 소일거리도 많아 집에서 쉬는 노인이 거의 없다. 마을에 아이와 젊은이 하나 없어도 활력이 넘치는 이유다.
 
무궁화마을은 농어촌 고령화 극복의 대표 사례다. 일제강점기에 한서 남궁억(1863∼1939) 선생이 무궁화 보급운동을 시작한 지역이라는 역사·문화적 특징을 살린 덕분이다. 2004년 장수마을 선정을 계기로 홍천강과 모곡 밤벌유원지, 한서 남궁억 기념관을 연계한 관광상품을 만들었다. 무궁화공원, 묘목 분양 등을 통해 마을의 브랜드도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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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마을 운영으로 2014년 65~70호 정도였던 가구 수가 현재 100호로 늘어났다. 활발한 홍보에 따라 농산물 직거래가 늘어나면서 주민 소득 역시 증가했다. 이강목(61) 모곡4리 이장은 “노인 중심 사업을 개발해야 마을을 활성화하고 소멸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충남 홍성군 ‘홍동마을’ 홍동초 학생들이 유기농 벼농사 현장에서 생태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각 마을]

충남 홍성군 ‘홍동마을’ 홍동초 학생들이 유기농 벼농사 현장에서 생태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각 마을]

 
이처럼 고령화 문제를 이겨 내는 곳은 또 있다. ‘귀농·귀촌 1번지’ 충남 홍성군 홍동마을(홍동면)은 인구 3400여 명 중 절반이 도시에서 왔다. 노인 비율이 34.7%로 높지만 그만큼 젊은이도 많다. 어린이집부터 초·중·고교가 모두 있다. 주정모 홍동마을 주민자치위원장은 “마을에 들어오려는 사람은 많은데 집이 부족한 지경”이라고 말한다.
 
비결은 주민들의 협력과 연대다. 주형로 홍동마을 지역센터마을활력소 대표는 “교육·유기농·협동조합 삼박자가 맞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역엔 유기농(농약을 안 쓰는 농사)을 가르치는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가 있다. 1958년 개교 이래 졸업생들이 지역에 정착하고 유기농법을 실천하면서 젊은 귀농인들이 홍동마을에 몰려들었다. 오리농법도 90년대 초반 여기서 처음 시작됐다. 주민들은 협동조합을 만들고 그물코출판사·풀무우유 등 70여 개 마을기업을 운영한다. 주 대표는 “자녀 세대 대다수가 마을에 그대로 남는다. 자율적이고 자생적인 공동체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노인 비율이 31.5%인 전남 강진군은 올해 ‘농업인 인턴제’를 시작했다. 군내 농업계 고교인 전남생명과학고 3학년을 대상으로 군비 7800만원을 투입한다. 고령화로 인력난을 겪는 농촌에 젊은 인력을 투입하고 청년들에겐 정착 동기를 부여한다는 취지다.
 
이달 1일부터 고3 학생 12명이 지역 내 농업법인과 농산물 가공회사로 출근하고 있다. 이들은 6개월간 월 160만원을 받고 일한다. 농고 3학년생이 현장실습을 나가 받는 최저임금(135만223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4대 보험도 지원된다.
 
강진군청 친환경농업과 김걸 팀장은 “젊은 층이 강진에 머물며 관심사를 살린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고령화로 활력을 잃어가는 마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화 대안 찾는 마을들
▶홍천군 ‘무궁화마을’
● 역사·문화적 상징 ‘무궁화’ 이용해 관광상품, 공연, 체험 프로그램 개발
● 노인 일자리, 주민 소득 증가
● 귀농·귀촌으로 마을인구 증가
 

▶충남 홍성군 ‘홍동마을’
● 주민 자치 ‘마을공화국’ 형태
● 농촌 생활 모습 그대로를 관광상품화
● 귀농·귀촌 인구 50% 이상
● 생협·도서관·헌책방 등 다양한 마을기업 운영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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