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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트럭 하루 봉사로 1만명에게 열흘간 식량 지원

중앙일보 2017.08.28 01:03 종합 28면 지면보기
샘킴 셰프는 지난 25~26일 대전과 파주에서 ‘푸드트럭 캠페인’을 펼쳤다. 샘킴은 “시민들이 내가 만든음식을 먹은뒤 식량 위기 지역의 실태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 옥스팜]

샘킴 셰프는 지난 25~26일 대전과 파주에서 ‘푸드트럭 캠페인’을 펼쳤다. 샘킴은 “시민들이 내가 만든음식을 먹은뒤 식량 위기 지역의 실태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 옥스팜]

지난 26일 오후 2시 경기도 파주시 프리미엄 아웃렛 1층 중앙광장에 500여 명이 몰렸다. 광장 중앙 녹색 푸드트럭에서 샘킴 셰프가 만든 고르곤졸라 버섯 크림 파스타를 맛보기 위해서다.
 

3년째 ‘푸드트럭 캠페인’ 셰프 샘킴
연간 4억3200만원 후원금 모아
세계 곳곳 구호지역에 식량 공급
봉사 캠페인 5년, 10년 계속할 것

샘킴은 이날 오후 1시부터 5시 30분까지 500인분의 파스타를 만들어서 무료로 나눠줬다. 전날 대전 패션아일랜드 정문 앞에서 나눠준 파스타까지 1000인분이다.
 
‘옥스팜×샘킴의 푸드트럭 캠페인’이 10회를 맞았다. 셰프인 샘킴이 푸드트럭에서 요리하며 긴급구호 전문단체인 옥스팜의 활동을 알려 모인 후원금으로 세계 곳곳의 긴급구호지역에 식량을 공급하는 활동이다. 2015년 5월 시작해 3년째다.
 
지난 21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레스토랑 보나세라에서 인터뷰 한 샘킴(40)은 앞치마를 한 채 허겁지겁 주방에서 나왔다. 샘킴은 “주말에 진행할 푸드트럭 캠페인 준비에 매일 자정이 넘어 퇴근한다”고 말했다.
 
‘스타 셰프’인 샘킴은 레스토랑 운영과 각종 방송 출연 등으로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런 그가 외식 업계에서 황금시간대로 꼽히는 주말 점심 때 봉사 활동을 나서기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샘킴은 “미국에서 요리를 배울 때 선배 셰프와 푸드트럭 봉사활동을 자주 했고, 언젠가 내가 셰프가 되면 꼭 하고 싶었다”며 “국내에서 푸드트럭 봉사 캠페인은 내가 최초일 것”이라고 말했다.
 
푸드트럭을 선택한 것은 ‘찾아갈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샘킴은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 요리이기도 하지만 후원을 받으려는 입장에서 내가 찾아가서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관심을 두고 있는 지역은 오랜 내전으로 식량이 부족한 남수단 같은 식량 위기 지역이다. “전 세계인 8명 중 1명이 굶주리고 있어요. 8억명이죠. 특히 내전이나 자연재해 같은 재앙이 덮친 지역은 정말 아수라장이에요. 아플 것을 알면서 진흙물을 마셔야 하는 처참한 상황, 전 세계 5세 미만 영유아 3명 중 1명이 영양실조로 사망하는 상황을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샘킴은 푸드트럭 봉사로 지금까지 9400인분의 음식을 만들었고 1200명의 정기 후원자를 모았다. 후원금은 대개 월 3만원이다. 샘킴은 “단순히 따져 보면 푸드트럭 봉사로 월 3600만원, 연간 4억3200만원의 후원금이 모이고 있다”며 “캠페인 한번 할 때마다 1만명에게 열흘간 식량 지원을 할 수 있는 1억원정도가 모이니 힘들어도 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단순히 단발성 이벤트로 진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년 4번씩 캠페인을 함께 하느라 고생하는 후배 셰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진전성 있게 앞으로 5년, 10년 꾸준히 지속하겠습니다.”
 
샘킴은 두 달 전 서울 합정동에 레스토랑 오스테리아샘킴을 열었다. 요리를 시작한지 20년 만에 직접 연 첫 레스토랑(오너)이다. 샘킴은 “기회는 많았지만 창업에 대한 걱정이 컸고 이제야 꿈을 이룬 셈”이라고 말했다.
 
“음식점은 요리만 맛있다고 잘되는게 아니에요. 무엇보다 콘셉트가 중요합니다. 요리건 인테리어건 사람들이 기억할 만한 특징이 있어야 해요.”
 
샘킴 셰프는 푸드트럭을 운영하려 한다면 특히 메뉴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샘킴은 “ 푸드트럭 음식은 서서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포크 같은 도구 없이 손에 묻히지 않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좋다”며 “따뜻해야 패스트푸드와 차별화할 수 있다. 또 조리하기 쉬운 메뉴를 선택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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