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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지상파서 축구 중계 왜 안해?

중앙일보 2006.02.17 22:20 종합 19면 지면보기
22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대시리아 전(아시안컵 2차 예선)은 KBS.MBC.SBS에서 볼 수 없다. 단독 중계권을 확보한 케이블 채널이 중계권을 팔지 않아서다. 축구 A매치(국가 대항전)를 지상파 방송에서 못보는 건 처음이다. 그만큼 스포츠 중계권을 둘러싼 지각 변동이 한창이다.


22일 시리아전 케이블서 중계권 팔지 않아

‘왕따’ 당한 지상파 방송=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과 시리아전은 관심을 모으는 한 판이다. 이 게임은 케이블 채널 '엑스포츠'가 중계한다. 케이블에 가입된 약 1150만 가구가 이를 시청할 수 있다. 그러나 지상파 어느 곳을 돌려도 경기를 불 수 없다. 시리아 축구협회로부터 중계권을 구입한 엑스포츠(IB 스포츠)측은 지상파 쪽에 중계권을 되팔지 않았다. 그러나 엑스포츠의 모기업격인 IB스포츠는 위성 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DMB)사업자인 TU미디어엔 중계권을 넘겼다. 인터넷 포털 다음.네이버.야후, 이동통신 동영상 서비스인 핌(KTF), 준(SK텔레콤)과의 협상도 마무리 단계다. 그럴 경우 국가대표 축구 경기가 지상파를 배제한 채 뉴미디어에만 나가게 된다.



지상파 3사 공조도 흔들=IB스포츠는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경기와 미국 메이저 리그의 중계권을 샀다. 여기엔 2010년 월드컵 예선도 포함된다. 당황한 지상파 3사는 즉각 공동보조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보편적 접근권'을 내세웠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경기는 누구나 볼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IB스포츠로부터 중계권을 구입하지 않기로 합의도 했다. 그러나 3사간 공조는 이미 균열이 간 상태다. 최근 KBS는 IB스포츠가 보유 중인 메이저 리그와 축구 중계권을 구입했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경기를 언제까지 외면하기 어렵다는, 공영방송으로서의 부담이 작용한 듯하다. 때문에 MBC와 SBS는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중계권 논란이 어떻게 끝날 지 모르지만, 지상파 독점 구도는 종언을 고한 셈이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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