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통일부 하반기 업무보고
文 "교착상태인 남북관계, 이럴 때일수록 내실있게 준비해야"
문 대통령은 또 “당면한 가장 큰 도전과 위협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라며 “직접 당사자인 우리가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는 우리가 지킨다는 자세와 철저한 주인 의식과 국익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2000만 해외 여행객 시대를 맞아 국민을 보호하는데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재외국민 보호시스템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외교관의 성추행 등의 사건과 관련해서도 “외교관은 대외적으로 대한민국의 얼굴”이라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이 많은데 일부 불미스러운 일로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도록 내부 기강을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는 당초 예정시간(90분)을 넘겨 150분간 진행됐다. 토의 초반에 북핵 문제 등 외교부와 관련한 사안이 많이 논의돼 시간이 늦어지자 문 대통령이 "지금은 공정사회 아닙니까. 통일부 토의시간도 갖도록 합시다"고 제안해 시간이 대폭 늘어났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노력은 선순환 구도 속에서 진행돼야 한다며 두 부처간의 협력을 강조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평화체제 구축’, ‘국민과 함께하는 외교 : 국민 및 세계와 소통하며 국민을 보호하는 외교’를 외교부의 핵심정책 과제로 꼽았다. 강 장관은 “한ㆍ미 간에 북한 문제와 관련한 모든 사안에 대해 물샐틈 없는 공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전기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외교부는 특히 주말이나 심야시간 등 취약시간대에 해외에서 발생한 사건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사건사고 전담인력을 확충해 재외 국민보호를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해 외교부는 365일 24시간 가동하는 ‘해외안전지킴센터’를 내년 초 발족시키기로 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남북간 대화 채널을 복원해 남북 관계를 재정립’하고, ‘평화통일 공감대 확산’을 통일부의 정책 과제로 보고했다. 조 장관은 “남북 군사당국회담 및 남북 적십자회담 등 남북 간 현안 해결을 위한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대북 제재의 공조를 훼손하지 않은 범위 안에서 평창올림픽에 북한을 참가토록 하는 등의 체육 교류와 민간과 지방자치단체의 교류와 협력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산가족이나 국군포로, 납북자 및 억류자 등 시급한 인도적 문제 해결 노력, 북한 주민의 인도적 상황 개선을 위한 지원, 한반도 신경제지도(남북 경제협력 구상) 추진을 위한 준비 진행, 국민과의 소통 강화 등을 추진 정책 내용에 포함시켰다. 통일부는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지속가능한 대북 정책을 위한 통일국민협약 체결을 추진키로 했다고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전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달 한국 정부의 대화 제안에 반응하지 않은 채 지난해 입국한 중국 식당 여종업원 12명 송환을 이산가족 상봉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데다, 핵과 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키면서 미국과 ‘직거래’를 추진하고 있어 정부의 북핵 문제 해결과 대북 대화 재개를 위한 정책추진이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용수ㆍ강태화ㆍ박유미 기자 nkys@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