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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보조금 이중 보전 금지 정치권 논의 본격화...이혜훈 "중복 지급 금지 법안 제출"

중앙일보 2017.08.23 18:52
선거보조금을 사실상 두번 지급하는 '이중 보전'을 금지하기 위한 정치권의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중앙일보는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131억)ㆍ자유한국당(103억)ㆍ국민의당(87억)에 지급된 321억 원의 선거보조금이 대선 후 선거비용으로 다시 보전됐다고 지적했다.(8월 22,23일 본지 1,4,5면 보도)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운데) [중앙포토]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운데) [중앙포토]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23일 의원ㆍ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선거보조금 이중보전을 받을 수 없도록 법 개정안을 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세 정당이 이중보전으로 중복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선거테크’를 했다"며 "‘선거테크’를 하는 모든 방법을 원천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2013년 6월 ‘선거비용 보전액을 지급할 때 이미 지급한 선거보조금은 제하고 잔액만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 의견을 냈으나 지난 4년간 국회에서는 한 차례도 논의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선거보조금의 용도 외 사용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국민 혈세로 지급한 선거보조금을 명절 떡값, 당직자 인건비, 책장 구입 등에 사실상 전용했는데 부당하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혈세 부당 전용의 당사자들이 어떻게 공무원 예산 전용을 질타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중앙선관위에 제출된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민주당은 선거보조금을 당직자 인건비(15억 6871만원), 중앙당사 임대료ㆍ관리비(4588만), 당직자 통신요금(1742만) 등에 썼다. 한국당도 선거보조금으로 당 사무처 직원 급여(3억3526만원)는 물론 당사 임차료(1억4938만원)와 책장 구입(146만원), 사무실 재배치 공사비(165만원) 등으로 사용했다.총 27억9267만원을 선거 외 용도로 사용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는 선거보조금을 어떤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여야 의원 18명으로 구성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도 선거보조금 이중 보전을 막을 수 있는 공직선거법 개선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정개특위 위원인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법안 미비로 정당에 이중보전되고 있는 것이 명확한 만큼 관련 법 개정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도 “이중보전을 제한하면서 군소정당 후보들에게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함진규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당의 관계를 떠나 바로 잡아야 한다”며 “지방선거도 있기 때문에 이중보전 문제는 물론 경쟁입찰을 하지 않는 수의계약 문제도 당연히 다루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도 “이번에 대두된 문제들에 대해 정개특위를 통해 광범위하게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대선비용

대선비용

 
민주당 소속인 원혜영 정개특위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각당 의원들의 입장이 다를 수 있어 위원장으로서 조심스럽다”면서도 “ (정개특위에서) 적극적으로 다룰 수 있는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고,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위원장은 “그동안 정개특위는 법안 의결권이 없는 검토기구였지만 이번에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입법권을 갖게 됐다"며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현실화된 대안을 낼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정개특위에서 선관위의 개정 의견을 검토하면 법사위를 거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이중보전 금지 조항을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선거보조금이 이중지급되기 시작한 건 지난 2000년부터다. 1991년 개정된 정치자금법으로 선거보조금이 지급되기 시작했고, 2000년 2월 선거법 개정으로 선거비용 보전이 시작되면서 올해 대선까지 모두 12차례 선거에서 정당에 4489억 원의 선거보조금이 국고로 지원됐고 이 보조금의 대부분은 다시 보전돼 정당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박성훈ㆍ김록환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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