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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노무현맨, 한국당은 보수 패널에 일감

중앙일보 2017.08.23 02:06 종합 5면 지면보기
대선 보조금 대해부 <하> 수의계약 171억 문제 없나 
수의계약은 경쟁이나 입찰에 의하지 않고 상대를 임의로 선택해 맺는 계약을 말한다. 수백억원대의 큰돈이 오가는 선거전에서 입찰 대신 중앙당이 특정업체에 일을 맡기는 수의계약이 빈번했다. 일종의 선거전 ‘일감 몰아주기’였다.
 

수의계약한 특수관계인은 누구
국민의당은 캠프 출신 인사와 계약
민주 24곳, 한국 21곳, 국민의당 24곳
각각 27억·113억·31억 무입찰 계약
“최저가 입찰 도입해 세금 아껴야”

민주당은 24개 업체와 27억원, 한국당은 21개 업체와 113억원, 국민의당은 24개 업체와 31억원의 수의계약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에는 수의계약이나 입찰에 관한 조항이 없다”며 “정당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업체 선정에 있어선 별다른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보니 수의계약이 잦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거래 가격을 산정해서 사전에 안내하고 초과되는 금액은 보전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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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거래가격은 가격조사기관이 조사한 각 품목의 견적가격을 평균해 산정한 금액이다. 길거리 게시용 현수막이 ㎡당 1만4000원으로 책정되거나 유세차량(1t)의 1일 임차료가 16만4000원으로 명시되는 식이다. ▶간판 제작비 ▶선거벽보 ▶어깨띠 ▶신문·방송광고 ▶인터넷광고 등도 포함됐다. 다만 항목이 15종에 불과하다. 15종에 포함하지 않는 항목은 단가를 정당과 업체가 임의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 디지털 선거전의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지만 인터넷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게시하는 동영상의 제작 단가도 빠져 있다.
 
수의계약은 ‘특수관계인’에게 유리한 게 보통이다. 실제 더불어민주당과 수의계약(7200만원)을 맺고 대선 여론조사를 실시한 윈지코리아컨설팅 간부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3년간 여론조사를 담당했다. 5억원대 선거용품 계약을 체결한 다인디피에스의 대표 L씨는 2012년부터 당에 각종 선거용 소품을 제작·공급해 왔다. 자유한국당과 20억원대 공보물 계약을 체결한 자루애드의 대표는 팟캐스트인 ‘명품수다’에 패널로 출연한 적이 있다. 명품수다는 2011년 진보성향 팟캐스트로 주목받았던 ‘나는꼼수다’의 보수판 대항마라 불렸던 프로그램이다. 국민의당과 4억6000만원 상당의 온라인 콘텐트 제작을 계약한 스토리닷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의 팀장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수의계약한 업체의 대표는 “당에서 (친분보다) 기획력과 신뢰도를 고려해 선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 선거용품 공급을 계약한 업체 대표 역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재고물량이 발생해 손해를 본 적이 있지만 재고품을 시민단체 등에 후원한 적이 있다”며 “이 점을 감안해 계약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각 당 회계담당자들은 “선거는 속도전인 데다 조기대선을 치르다 보니 수의계약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동영상 제작이나 단체 티셔츠 제작 등 필요한 분야가 생길 때마다 바로 바로 계약하다 보니 수의계약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업체를 찾은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가 수의계약을 한 업체의 한국신용평가정보 기업정보포털(KISLINE) 평가등급을 확인한 결과 BB-(신용능력 보통)~CCC0(거래안정성 저하가 예상됨) 사이였다.
 
이총희 회계사는 “수의계약은 과정이 불투명해 세금 낭비의 우려가 있다”며 “동종 업계의 능력 있는 중견기업이나 특화 기업, 서비스 전문 기업이 아닌 곳에 일감을 몰아줄 수 없도록 최저가 입찰 방식을 도입하고 세금을 절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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