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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터를 정원으로 바꾼 베를린 … 도시 재생 노하우 나눈다

중앙일보 2017.08.23 01:20 종합 20면 지면보기
독일 베를린시에 있는 ‘공주의 정원’은 도심 한복판의 버려진 공터를 농장으로 변신시켜 관광 명소가 됐다. [사진 ‘공주의 정원’ 홈페이지]

독일 베를린시에 있는 ‘공주의 정원’은 도심 한복판의 버려진 공터를 농장으로 변신시켜 관광 명소가 됐다. [사진 ‘공주의 정원’ 홈페이지]

독일 베를린시 로이츠베르크 지구에 있는 축구장 크기의 농장, ‘공주의 정원’은 매년 6만 명이 찾는 관광 명소다. 이곳은 이름과 달리 불과 8년 전까지만 해도 버려진 공터였다. 베를린 중앙역에서 직선거리로 4㎞에 있는 도심 한복판의 땅이었지만 베를린 장벽 붕괴 후 도시 개발 대상에서 제외됐다. 버려지다시피 한 공간을 독일의 비영리 환경 단체 ‘노마딕그린(Nomadic green)’이 2009년 임차하면서 변신이 시작됐다.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D-10
샌프란시스코 공동주거 프로젝트
마드리드 탄소 배출 줄이기 …
세계 50개 도시 아이디어 한자리에
평양 아파트 재현, 뇌파산책 체험도

매년 1000여 명의 지역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나무를 심고, 콩·가지·토마토 씨앗을 뿌렸다. 텃밭을 일군 지 8년, 공주의 정원은 도심 속 휴식처이자 환경운동의 중심지가 됐다. 생물 다양성·채식주의·유기농법 등에 관한 강좌가 열리고 정원 안 상점에서는 이곳에서 생산된 농작물과 씨앗, 유기농 식자재가 판매된다. 채식 식당에서는 시민들이 재배한 채소를 이용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판매 수익은 친환경 기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쓰인다. 작물들이 담긴 화분부터 식당에서 쓰는 냅킨까지 모두 재활용품을 쓴다.
 
공주의 정원처럼 도시의 공간을 되살리는 세계인들의 아이디어와 성공 사례가 서울에 모인다. 전 세계 도시의 환경·교통 문제 등 고민거리와 해결 방안을 나누는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이하 비엔날레)가 다음달 2일부터 약 두 달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돈의문박물관마을 등 서울시내 곳곳에서 열린다.
 
도시 건축 비엔날레는 1980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시작됐다.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비엔날레에는 뉴욕·런던·상하이 등 세계 50개 도시에서 온 1만6200명이 참가한다.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에는 어린이들이 건축예술 작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사진 서울시]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에는 어린이들이 건축예술 작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사진 서울시]

 
비엔날레에서는 환경과 주거 문제를 해소한 세계 주요 도시들의 노력이 주로 소개된다. 스페인 마드리드시는 2025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 도시를 목표로 교통 인프라를 정비하고 있다. ‘드림 마드리드’라는 프로젝트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매연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구간을 추적하고 해당 지역 차량에 우선적으로 매연 저감장치를 부착하는 게 골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시는 임대료 상승 문제를 같은 직업군의 사람들이 모여 살며 해결하는 ‘공동주거지도’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서울시는 ‘공유도시’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자원과 공간,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도시 문제를 해결한다는 아이디어로 공공자전거 ‘따릉이’와 대학가에 거주하는 독거노인과 청년을 연결하는 ‘한지붕 세대공감’ 등이 대표적이다. ‘공유도시’를 주제로 300여 개의 전시와 현장 프로젝트,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평양 상류층이 거주하는 고층 아파트 밀집 지역의 모습. [사진 서울시]

평양 상류층이 거주하는 고층 아파트 밀집 지역의 모습. [사진 서울시]

 
평양시 고위층의 삶을 체험하는 전시도 있다. DDP에 36㎡ 규모로 평양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소개되는 ‘평양전’이다. 북한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평양 ‘은하과학자 거리’에 위치한 초고층 호화 아파트를 재현했다.
 
참여형 행사로 서울 종로 세운상가 일대에서 진행되는 현장 프로젝트가 준비돼 있다. 쇠락한 세운상가를 2019년까지 4차산업 제조업 중심지로 부활시키는 ‘다시세운프로젝트’의 일부다. 비엔날레 기간 중에 세운상가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로봇과 3D 프린터를 이용해 조형물을 만드는 ‘로봇워크숍’, 보행 환경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뇌파로 측정해 걷기 좋은 길을 제안하는 ‘뇌파산책’ 등의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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