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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 허브는 바로 나” … 냉장고·스마트폰·스피커 3파전

중앙일보 2017.08.23 01:00 경제 4면 지면보기
냉장고냐, 스마트폰이냐, 스피커냐.
 

내달 IFA 앞두고 각사 청사진 공개
삼성, IoT 냉장고로 허브 구축
LG, 모바일 앱으로 가전 제어
통신업체는 AI 스피커에 전력

다음 달 1일부터 6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국제 가전전시회) 2017에서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인공지능(AI)과 음성 인식 기능 등을 활용해 구현하는 ‘스마트 홈’ 청사진을 각각 공개할 예정이다. 이런 스마트 홈 구동의 중심에 놓일 허브는 회사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패밀리 허브’ 냉장고를 위주로 IoT(사물인터넷)를 구현한다면, LG전자는 와이파이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함으로써 스마트폰을 ‘IoT 허브’로 삼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패밀리 허브’ 냉장고는 자연어 처리가 가능한 음성인식 기반의 AI가 적용된다. 음성을 통해 자신이 필요한 레시피를 찾아볼 수 있고 냉장고에서 직접 식자재를 주문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갤럭시S8에 탑재된 AI 비서 ‘빅스비’를 장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패밀리허브는 냉장고 기능을 넘어 향후 집안에 여러 제품을 연결해 음성만으로도 제어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집 안의 모든 가전제품을 잇는 허브가 되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22일 “2020년까지 삼성전자의 모든 가전제품에 스마트 기능을 탑재해 연결성을 확대할 것”이라며 “집 안에 있는 여러 제품은 음성만으로도 제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부 구성기 상무는 “AI·음성인식·클라우드 등 IoT 관련 기술은 우리가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업계 생태계를 강화해 기술 발전이 소비자들의 일상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음식을 준비하면서 더러워진 주방에 로봇 청소기를 불러 작동시키고, 세탁실까지 가지 않아도 추천 세탁코스를 안내받아 세탁기를 작동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IoT 전략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스마트씽큐’로 구현된다. 스마트씽큐란 영어 ‘싱크’(think)와 IQ의 ‘Q’를 조합한 용어다. 스마트 가전이 스스로 생각해서 빠르게 대응한다는 뜻이다. 지난 9일 출시된 LG전자의 ‘휘센 듀얼 스페셜 에어컨’은 라인과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로도 에어컨을 편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
 
‘스마트씽큐’는 스마트폰으로 집안의 가전 제품들을 제어할 수 있을뿐 아니라 IoT 센서가 감지하는 상황들까지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 중인 센서는 문열림 감지·연기·움직임 감지·일산화탄소 센서 등 5가지 제품이다.
 
전자제품 기업들의 스마트홈 경쟁에 통신사들은 AI 스피커를 들고 속속 합류하고 있다.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와 KT의 ‘기가지니’를 통해서도 삼성전자의 에어컨·세탁기 등의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통신사들은 스마트홈의 허브 역할을 통신사들이 생산하는 AI 스피커 제품이 하면서 IoT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신규로 분양하는 아파트들을 통신사들이 선점해 IoT 기술을 공급하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스마트홈’이라는 키워드가 이미 수년 전부터 가전 업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키워드긴 하지만 여전히 관련 시장은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가전 제품들을 모두 한데 묶어 구동할 수 있는 플랫폼이 무엇인지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AI와 음성 인식 기술이 진화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음성이나 원격으로 구동하는 스마트홈 가전이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30~40평대의 집에서 굳이 가전 제품을 원격으로 제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구상처럼 설사 세탁기를 원격 작동시킬 수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빨래를 넣고 꺼내는 것은 사람이 직접 나서야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결국 가정에서 진정한 스마트홈 환경을 구현하려면 십수년 뒤 가정용 로봇이 완전히 보급됐을 때만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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