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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호텔·파티룸 … 생활 속 호텔로 새로운 고객 창출”

중앙일보 2017.08.22 01:00 경제 4면 지면보기
서정호 앰배서더호텔그룹 회장은 “2020년까지 호텔업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동 기자]

서정호 앰배서더호텔그룹 회장은 “2020년까지 호텔업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동 기자]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확 줄었다. 올해 1~6월 중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55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1만 명) 대비 41% 감소했다.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국내 호텔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2012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시행된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 영향으로 호텔 공급은 급증했다. 지난해 말 서울 시내 348개 관광호텔의 객실 수는 4만6947개로 2012년(호텔 161개, 객실 2만7173개)보다 72.7% 증가했다.
 

앰배서더호텔그룹 서정호 회장
4차 산업혁명 맞춰 스마트룸 도입
유커 줄며 서울 객실 수 초과 상태
정부 활성화 정책이 되레 독이 돼

서정호(65) 앰배서더호텔그룹 회장은 “정부가 내놓은 관광 활성화 대책이 국내 호텔산업에는 오히려 독이 됐다”며 “2020년까지는 호텔업이 불황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회장은 지난달 11일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과 만나 국내 호텔업 현황과 전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윤 전 행장은 중앙일보가 만드는 주간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에 경제계 전·현직 고위 인사와의 심층 인터뷰인 ‘윤용로가 만난 사람’을 연재 중이다.
앰배서더호텔의 모태는 1955년 10월 문을 연 ‘금수장’이다. 국내 민간 호텔 중 가장 오래된 곳이다. [사진 앰배서더호텔그룹]

앰배서더호텔의 모태는 1955년 10월 문을 연 ‘금수장’이다. 국내 민간 호텔 중 가장 오래된 곳이다. [사진 앰배서더호텔그룹]

 
앰배서더호텔의 모태는 1955년 10월 문을 연 ‘금수장’이라는 작은 호텔이다. 민간자본으로 지은 국내 호텔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다. 서 회장의 부친인 고(故) 서현수 선대회장은 65년 한국을 대표하는 ‘대사(Ambassador)’ 같은 호텔이 되길 바라는 뜻으로 이름을 ‘호텔 앰배서더’로 바꿨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네바다 주립대학에서 호텔 경영학 학·석사 과정을 마친 서 회장은 85년부터 호텔 경영에 참여했다. 92년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서 회장은 앰배서더호텔을 전국 6개 도시에서 19개 호텔 체인을 운영하는 호텔 전문 그룹으로 키웠다.
 
서 회장은 20년 넘게 호텔을 경영하면서 요즘처럼 어려운 때가 없다고 말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논란으로 한국의 이미지가 나빠졌는데, 북한의 핵위협으로 안보 리스크까지 커졌습니다. 중국의 사드 보복, 호텔 공급 증가 등의 악재도 겹쳤고요.”
2015년 송도에 문을 연 국내 최대 규모 한옥 호텔인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사진 앰배서더호텔그룹]

2015년 송도에 문을 연 국내 최대 규모 한옥 호텔인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사진 앰배서더호텔그룹]

 
앰배서더호텔의 사정도 여의치 않다. 이 호텔의 지난해 매출은 1182억원으로, 2014년(1244억원)보다 5% 줄었다. 올해 매출은 11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 회장이 고심하는 타개책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사물인터넷(IoT)·로봇·자율주행차 등의 발달과 같은 변화에 발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 그는 “운전하다가 피곤하면 호텔에서 잠을 자고 가야 하는데 자율주행차가 집에 데려다 주면 숙박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과거 호텔은 고객이 머물기 좋은 위치와 시설만 갖추면 됐는데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올해 초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호텔 16층의 모든 객실을 새롭게 꾸몄다. 스마트폰으로 조명·커튼·객실 온도를 조절할 수 있고 청소 요청, 방해 금지 등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사물인터넷 스마트룸’으로 리모델링했다. 또 숙박업체 야놀자나 여기어때처럼 19개 앰배서더 호텔을 한 곳에서 예약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도 선보일 예정이다.
 
다른 하나는 한옥호텔이나 파티룸과 같은 ‘라이프스타일 호텔’을 늘려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서 회장은 “지난해 5월 500억원을 들여 인천 송도에 5성급 한옥식 호텔인 ‘경원재 앰버서더 인천’을 열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다”며 “한국 고유의 건축양식을 접목해 관광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로봇 도입에 따른 호텔 업계의 일자리 감소는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국 옥스퍼드대 조사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으로 사라질 직업군에 호텔리어가 포함됐다. 서 회장은 “호텔산업에는 고객과의 감정적인 연계를 중시하는 감성 서비스가 중요하다”며 “일본처럼 로봇 호텔리어가 짐을 나르거나 예약을 받을 수 있어도 사람의 감정까지 완벽하게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전문 호텔리어를 양성할 아카데미를 짓고 있다. “호텔이 집처럼, 때론 사무실이나 놀이터처럼 지낼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만큼 더욱 전문화된 호텔리어가 필요합니다.”
 
◆앰배서더호텔그룹
1955년 19개 객실을 갖춘 ‘금수장’이라는 작은 호텔로 시작했다. 민간자본으로 지은 호텔 중에 가장 오래됐다. 1987년 프랑스 아코르(Accor)호텔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를 설립했다. 현재 노보텔(Novotel)·이비스(ibis) 등을 보유하며 전국 주요 6개 도시에서 19개 호텔 체인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182억원이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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