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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을 친환경으로 인증한 기관에 ‘농피아’들 재취업"

중앙일보 2017.08.21 21:43
경기도 남양주시 공무원들이 지난 15일 오후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된 마리농장 ‘08마리’ 계란을 수거하고 있다. 이 농장은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곳이다. 최승식 기자

경기도 남양주시 공무원들이 지난 15일 오후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된 마리농장 ‘08마리’ 계란을 수거하고 있다. 이 농장은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곳이다. 최승식 기자

'살충제 계란' 농가에 친환경 인증을 해준 민간인증기관 가운데 69.2%에 ‘농피아(농림축산부+마피아)’가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13곳 민간기관 중 9곳에 농림부 산하 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 퇴직자가 재취업했다는 것이다. 속칭 농피아는 농관원 퇴직자 중 관련 민간기업에 재취업자를 일컫는다.

민간 인증기관 13곳 중 9곳 농피아 40명 재취업
심사원 35명 중 68.6% 24명 농피아 차지하기도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 농식품부 자료 확인

인증업체 64곳 중 5곳 대표도 농관원 출신
농피아가 국민의 먹거리 안전 위협 확인돼
농식품부, 농피아에 대한 감사 진행하기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경기 남양주 을)은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농관원 퇴직자 재취업 및 친환경 인증현황’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친환경 농가 31곳에 친환경 인증을 해준 9곳의 업체에 농피아 40명이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살충제 계란'이 확인된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소재 '마리농장'. 이 농장은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곳이다. 전익진 기자

'살충제 계란'이 확인된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소재 '마리농장'. 이 농장은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곳이다. 전익진 기자

 
9곳의 업체 중 A협회는 전체 심사원 35명 중 68.6%인 24명이, B환경은 14명 중 42.9%인 6명이 각각 농피아로 드러났다고 김 의원이 전했다.
C환경과 D협회, E코리아 등 3개 업체는 부실 인증 등으로 정부로부터 최단 45일에서 최장 3개월까지 업무정지 행정처분을 받았다.
 

김한정 의원은 “세월호 참사 이후 지난 박근혜 정부는 ‘관피아(관료+마피아)’를 척결하겠다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개선되지 않았고, 이제는 농피아로 인해 국민의 먹거리 안전 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농피아를 포함한 관피아 척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남양주 을). [사진 김한정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남양주 을). [사진 김한정 의원실]

 
한편 농식품부는 농관원 퇴직 후 민간 친환경 인증기관에 취업한 퇴직 공무원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유착관계로 투명하고 공정한 인증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인증업체 64곳 중 5곳의 대표가 농관원 출신이었고 임직원도 15%가량이 농관원 출신이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와 관련, 지난 19일 “모종의 유착관계 의혹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다. 전문성이라는 미명 아래 이런 것까지 용납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산란계 농가 전수조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49곳 중 친환경 인증을 받은 데는 31곳(63%)이다. 1999년 도입된 친환경 인증은 농관원 소관 업무이지만 지난 1월부터는 전국 64곳의 민간 인증기관이 전담하고 있다.  
 
남양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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