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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검찰, ‘햄버거병' 진료 의사들 줄소환…곧 역학조사 방침

중앙일보 2017.08.21 18:48
검찰이 '햄버거병' 논란과 관련해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를 진료한 의사들을 조사했다고 21일 밝혔다.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HUSㆍ일명 햄버거병)에 걸렸다며 피해 어린이들의 부모가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서다. 검찰은 곧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기관에 역학조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고소인·병원측 불러 사건 경위 파악
정부기관에 역학조사 의뢰 예정
검찰 “파급력 커 사실 관계 따져봐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박종근)는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한 최모씨 등 고소인 3명을 최근 소환조사했다. 또 사건 당시 HUS 유사 증세를 보인 어린이들을 진료한 대형병원 의료 관계자들도 일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맥도날드 불고기버거세트

맥도날드 불고기버거세트

 
검찰이 주목하는 점은 당시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에게서 HUS 원인이 되는 대장균이 공통적으로 검출되는지 여부다. HUS는 1980년대 미국에서 햄버거 속 덜 익은 패티를 먹고 난 후 집단 발병이 보고된 적이 있어 ‘햄버거병’으로도 불린다. 대장균 O157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 조사를 받은 최씨의 딸 A양(5)에게선 병원 배양조사 결과 O157균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7월 맥도날드 햄버거 제품을 먹고 각각 HUS와 출혈성장염에 걸린 B군(2)과 누나 C양(4)에게선 병원 배양조사 결과 O157균 양성 판정이 나왔다.

 
최씨에 따르면 지난해 9월 A양(당시 4세)은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해피밀 불고기버거 세트를 먹고 밤중에 설사를 했다. 이후 상태가 심각해져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자 3일뒤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HUS 진단을 받았다. A양은 2달 뒤 퇴원했지만 신장이 90% 가까이 손상돼 하루 10시간씩 복막투석을 하고 있다.  
 
최씨는 지난 5일 검찰에 고소장을 냈고, 추가 고소가 이어지면서 유사 증세를 보인 어린이는 총 5명으로 늘었다.  
 
검찰은 역학조사를 통해 해당 균과 맥도날드 햄버거와의 연관성도 확인해 나갈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 후 10개월이 지나면 음식물 등에 균이 남아 있지 않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역학조사를 의뢰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7월 5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최은주씨(가운데)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7월 5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최은주씨(가운데)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어머니 최씨와의 일문일답.
 
A양은 햄버거 섭취 뒤 2~3시간 만에 복통을 일으켰다고 보도됐다. HUS 잠복기가 최소 이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병일 수도 있지 않나?
“잘못 알려진 정보다. 딸은 9월 25일 오후 햄버거를 먹은 뒤 자정이 가까워서야 설사를 했다. 본격적으로 혈변이 나오기 시작한 건 이틀 뒤다.” 
 
A양이 병원에서 검사까지 받았는데도 HUS 진단이 늦게 내려진 이유는.
“배양조사 결과 O157균이 발견되지 않은 게 주된 이유였다. 당시에는 A양이 구토와 혈변을 계속했지만 HUS라는 점을 몰라 장염 항생제를 주사받았다. 입원 이틀 뒤 A양이 소변도 못보고 온몸이 부어서 몸무게가 2kg이나 증가했다. 재검사를 실시했을 때는 이미 신장이 독이 상당히 많이 퍼진 상태였고 그때서야 HUS로 최종 진단이 내려졌다.”
 
역학조사로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보나.
“솔직히 회의적이다. 원래 HUS는 발견한 의료기관에서 하루 안에 신고하기로 되어 있다. 그만큼 빠른 조사가 중요하다. 남은 패티들을 전량 수거하고 음식물에 남아있는 균을 다 채취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패티를 실어나른 차량이나 패티 가공 장비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져야 하는데 이제 조사해봤자 균이 제대로 나오겠나. 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최대한 빨리 역학조사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작년 9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진단을 받은 최은주 씨의 딸이 몸이 부은 채로 병실에 누워 있는 모습. [피해자측 법률대리인 황다연 변호사 제공=연합뉴스]

작년 9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진단을 받은 최은주 씨의 딸이 몸이 부은 채로 병실에 누워 있는 모습. [피해자측 법률대리인 황다연 변호사 제공=연합뉴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국민건강ㆍ의료 전담 부서로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수사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3년이 지나서야 사회 문제화 됐다. ‘햄버거병’ 의혹 역시 파급력이 큰 사안인 만큼 기초 사실관계부터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한국지사 측은 자체조사 결과 문제가 되는 부분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맥도날드 한국지사 관계자는 “당일 해당 매장에서 판매된 동일제품 300여 개, 같은 공장에서 생산된 패티 1만장에 대해 자체 추적 조사를 해봤더니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보통 그릴에 패티를 8~9장을 동시에 굽는데 기계의 오작동이라면 1장만 덜 구워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해명했다.이어 “검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 ”고 밝혔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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