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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권 내홍’ 속 야당에 화살 돌린 추미애 민주당 대표

중앙일보 2017.08.21 11:18
2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추미애 대표(가운데)가 발언하기 전 박범계 최고위원(왼쪽)이 추 대표 마이크 높낮이 조절을 도와주고 있다. 오른쪽은 우원식 원내대표. 강정현 기자

2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추미애 대표(가운데)가 발언하기 전 박범계 최고위원(왼쪽)이 추 대표 마이크 높낮이 조절을 도와주고 있다. 오른쪽은 우원식 원내대표. 강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해 “야당은 겨우 임명된 지 한 달 된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화풀이하려고 하지 말라”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 공천 룰을 둘러싸고 친문(친문재인) 주류 세력과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추 대표가 야당에 화살을 돌린 것으로 해석됐다.
 

21일 최고위원회의 말미에 “살충제 계란 관련 한말씀 드리겠다”
“야당은 임명된 지 한 달 된 류영진 식약처장에 화풀이하지 말라”
지방선거 ‘공천권 기싸움’ 속 “야당에 화살 돌린 것” 해석
“새 정부 출범 100여일 만의 ‘공천권 다툼’ 시각에 부담 있을 것”
추 대표 ‘엄호’ 나선 류 처장, 야 3당은 연일 해임 요구

추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말미에 “살충제 계란에 대해 한말씀 드리겠다”면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야당은 식약처장에 대해 자격 시비를 걸면서 물러나라고 한다”며 “계란 파동 사태를 식약처장한테 화풀이한다고 해서 근본 문제 해결이 되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이어 살충제 계란 문제에 대해 “그 동안 감춰왔던 불편한 진실이 드러난 계기”라고 규정했다. “유럽에서 발견된 살충제 계란이 우리나라에 없으리라고 장담할 수가 없었던 것”이라면서다. 그러고는 야당을 향해 “사육 환경을 바꾸고 개선하면서 문제를 근본적으로 고치는 계기로 삼아야지 겨우 임명된 지 한 달 된 식약처장에게 화풀이하려고 하지 말라”고 공격했다.
 
추 대표는 당 혁신 기구로 정당발전위원회를 꾸리고 이를 통해 공천 규정을 고치려는 과정에서 시도당 위원장들을 주축으로 한 친문계 주류로부터 강한 반발에 직면한 상황이다. 양측 간 갈등은 지난 18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표면화된 데 이어 19ㆍ20일 주말 동안 SNS에서 “정발위에 대한 불필요한 억측과 왜곡이 있다”(추 대표), “문재인 대표 시절 ‘김상곤 혁신위’가 당헌ㆍ당규에 반영한 혁신안조차 실천하지 않으면서 혁신을 얘기하는 건 어불성설”(전해철 의원) 등 거친 설전으로 번졌다.
 
 이후 열린 첫 지도부 회의에서 추 대표가 ‘류 처장 책임론’에 대해 야당을 비판하고 나선 셈이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추 대표가 문재인 정부 출범 100여일 만에 여당이 공천권 지분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비춰지는 데 대해 적잖은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전날인 20일 오후 페이스북에 “‘친문 정조준’이나 ‘추미애 vs 친문 전면전’과 같은 갈등조장형 언어는 제발 피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적었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된 답변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살충제 계란 출하 상황 등에 대한 질의에 류 처장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조문규 기자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된 답변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살충제 계란 출하 상황 등에 대한 질의에 류 처장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조문규 기자

추 대표가 ‘엄호’에 나선 류 처장은 야당이 살충제 계란 파동에서 ‘전문성 부족’과 ‘코드 인사’ 등을 이유로 연일 해임을 촉구하고 있는 인사다. 야 3당은 20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식품안전 지킴이인 식약처장 부실 문제부터 풀라”(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 “살충제 계란 사태는 문재인식 코드 인사의 참사”(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 “(류 처장은) 국민 혈압 상승의 주범이 됐다. 하루 빨리 물러나야 한다”(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 등 논평과 브리핑을 통해 일제히 류 처장 해임을 요구했다.
 
류 처장은 부산에서 약국을 운영했고 2016년 총선과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부산시 선거대책위원장과 특보단장을 역임했다. 이때문에 식약처장 임명 당시부터 야당은 “전문성이 부족한 코드 인사”라고 비판해왔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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