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ONG]학교, 아니 야구 보러 다녀오겠습니다!

중앙일보 2017.08.21 09:32
 by 정다은·김예원
 
 
고등학생들에게 8·9교시라 함은 보통 학교 또는 입시 공부에 몰두하는 시간이다. 지난 5월 24일 대구 다사고와 다사중·달서중·화원중·달성중·남사고 6개교는 책상에서 벗어나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이는 삼성 라이온즈의 사회 공헌 프로그램 ‘BBF’를 통해 이뤄졌다. ‘야구는 내 친구(Baseball is my Best Friend)’란 뜻의 BBF는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교육청, 지역 언론이 손잡고 만든 프로그램이다. 2012년 ‘주중 야구 교실’, 토요일 야구 교실’로 시작해 지난해와 올해에는 대구 내 학교를 대상으로 야구 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날 다사고 학생들은 6시 30분 경기에 참석하기 위해 1시간 일찍 저녁을 먹고 삼성라이온즈파크로 향했다. 책과 필기구를 들고 보충수업 교실에 찾아가는 대신 간식과 응원용품을 챙겨 야구장으로 향했다.
 
-

-

 
경기장에 도착해 3루 3층에 마련된 BBF 전용존에 자리 잡았다. 이 자리는 야구 단체 관람을 위해 마련된 좌석으로, 구역 내에서 원하는 자리를 골라 자유롭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저녁을 먹었지만 간식 배는 따로 있듯, 다양한 먹거리를 늘어놓았다. 가장 많은 학생이 선택한 간식은 치킨이었고 그 외에도 팝콘, 과자, 젤리 등이 있었다.

 
-

-

-

-

 
이 날 치러진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야구를 잘 모르는 학생도 응원가를 부르며 모두 한마음이 되어 응원했다. 경기 초반에 ‘스트라이크가 뭐야, 볼이 뭐야’ 궁금증을 쏟아낸 ‘야알못’도 이번 경기를 통해 자연스레 야구 규칙을 익혔다.

 
 
다사고 2학년 신영선 학생은 “야구를 잘 모르지만 친구들과 호응하며 즐기는 분위기가 흥겨웠고 이번 기회에 경기 룰도 알게 되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

-

학생뿐만 아니라 선생님들도 함께 참석해 경기를 즐겼다. 수업 시간에 엄격했던 선생님조차 이날만큼은 누구보다 친근한 웃음으로 함께 앉아 경기를 관람했다.
 
 
다사고 정기원 사회과 교사는 “학교의 얽매인 생활에서 벗어나 탁 트인 야구장에서 친구들과 선생님이 한마음이 되어 응원하고, 이야기도 하며 더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경기는 치열했다. 박한이의 동점 안타로 삼성은 승리의 흐름을 탔지만, 오랫동안 4대4 동점이 지속되며 양 팀의 애간장을 태웠다. 10회초, KT 이해창의 만루 홈런으로 8대4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졌고 삼성은 패배를 예감했다. 러프의 2타점 적시타로 1점차까지 쫓아가 삼성팬에게 승리의 희망을 보여주었지만, KT가 또 한번 득점하며 이날 경기는 9:8로 삼성이 패배했다.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전부였지만, 이 시간동안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우고 친구들과의 즐거운 추억을 쌓았다. BBF 프로그램의 목적은 협동심과 유대감을 높여 학교 폭력을 예방하고 응원 문화를 배우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볼 때 충분히 이를 수행했다고 본다. 하지만 이런 기회가 1년에 한 두 차례밖에 없다는 점이 아쉽다. 학교조차도 경쟁사회가 되어버린 지금, 입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할 방법은 수능 명강사가 아닌 이런 작은 체험이 아닐까.
 
 
글=정다은(대구 다사고 2)·김예원(다사고 1), TONG청소년기자
 
 
[추천기사]
야덕들의 생애 ‘첫’ 올스타전 관람기
(http://tong.joins.com/archives/46673)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