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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없애야”“그래도 필요”…교원 성과급제 어찌하오리까?

중앙일보 2017.08.21 09:00
지난 6월 전교조 관계자 교원 성과급제 폐지에 찬성하는 교사 10만명의 서명을 받은 의견서를 국민인수위원회에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전교조 관계자 교원 성과급제 폐지에 찬성하는 교사 10만명의 서명을 받은 의견서를 국민인수위원회에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사를 평가해 등급에 따라 성과상여금을 차등 지급하는 ‘교원성과급제’의 폐지 논란이 다시 재현되고 있다.  
 

국정과제 ‘성과제도 개선’ 포함,논란 재점화
교육부, 성과급 연구용역 착수..하반기 결과

2001년 DJ정부 도입 이후 폐지 요구 이어져
현 정부 들어 전교조 등 폐지 목소리 더 강화

서울교육청, 전교조, 교총도 "폐지" 한 목소리
“교원 사기 저하시키고 갈등만 불러 일으킨다”

“교육질 위해 교사도 평가 받아야” 반론도 커
격차 큰 성과급제 적용 공무원과 형평도 문제

 그동안 폐지를 요구해온 측은 현행 성과급제가 교사 사기를 저하시키고 갈등만 불러일으켜 교육의 본질을 훼손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교사들도 평가를 받아야만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15년 넘게 이어져 온 교원성과급제 폐지 논란에 다시 뜨거운 불이 붙은 건 지난달 19일 정부가 발표한 국정과제에 ‘성과제도 개선 등 교원인사제도 개선’ 내용이 포함되면서다. 
 
 이에 따라 교육부가 성과급제에 대한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최창익 교육부 교원복지연수과장은 “현재 인사혁신처와 교원성과급제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하반기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견수렴 과정은 물론 연구·용역 결과 발표를 둘러싸고 학교 현장에서 적지 않은 갈등과 대립이 빚어질 가능성이 벌써부터 점쳐지고 있다.   
 
 사실 교원성과급제를 둘러싼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교원성과급제가 도입된 2001년 이후 매년 폐지 요구가 터져 나왔다. 
 
 그런데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런 움직임이 더 거세졌다. 지난 6월 22일에는 서울교육청·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한목소리로 “교원 성과급제 폐지를 요구했다. 
조희연(가운데) 서울시교육감, 전병식(왼쪽) 서울교총회장, 김해경 전교조서울지부장이 지난 6월 22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교원 성과상여급제 폐지 등을 촉구했다. [사진 서울교육청]

조희연(가운데) 서울시교육감, 전병식(왼쪽) 서울교총회장, 김해경 전교조서울지부장이 지난 6월 22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교원 성과상여급제 폐지 등을 촉구했다. [사진 서울교육청]

 
 보수와 진보 교원단체가 특정 사안에 대해 동일한 목소리를 낸 건 이례적이다. 이들은 “성과급제를 없애고, 이를 수당으로 전환해 달라”고 주장했다. “교원성과급제가 교원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교육활동을 크게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이유에서다. 
 
 교원성과급제는 2001년 DJ 정부 시절 도입됐다. ‘교원 전문성 향상과 사기 진작을 위해선 경쟁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조치였다.
 
 첫해엔 일반 공무원처럼 차등지급률을 100%로 정했지만, 이듬해 교사들이 상여금 반납운동을 펼치는 등 반발이 거세지자 차등지급률이 10%로 줄었다.
 
 현재 차등지급률은 70%다. 차등지급률은 전체 상여금 중 차등지급되는 금액의 비율을 의미한다. 평가에 따른 등급은 S등급(상위 30%), A등급(상위 30∼70%), B등급(하위 30%)으로 구분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6학년도 1인당 평균 성과급은 S등급 457만7000원, A등급 358만2000원, B등급 283만70000원이다. S등급과 B등급의 성과금 격차가 174만원이나 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러다 보니 학교 현장에선 교원성과급제의 부작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기정 서울 미양고 교사는 “교사들이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교수법을 연구하고, 학생 개개인에게 관심을 더 쏟는다면 차등성과급 제도를 유지하는 게 맞다. 하지만 전국에 있는 그 어떤 학교에서도 이런 식의 선의의 경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신동원 서울 휘문고 교장도 “공정한 평가를 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번갈아 가며 등급을 매기는 곳도 많다. 성과에 따른 보상으로 교육의 질을 발전시키기 보다는 학교 안에서 갈등만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원 평가 자체의 한계도 거론된다. 교육 분야의 특성상 단기간에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없고,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교사 간에 서로 합의된 평가기준을 세우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서로 맡은 업무에 따라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가 납득할만한 기준을 세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 10월 차등 상여금을 반납하려던 전교조 대구지부 교사들이 대구교육청 정문앞에 상여금 10억여원을 쌓아놓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01년 10월 차등 상여금을 반납하려던 전교조 대구지부 교사들이 대구교육청 정문앞에 상여금 10억여원을 쌓아놓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하지만 공정경쟁을 통해 교사들의 경쟁력을 키우고, 우수교사 양성을 위해서는 교원성과급제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는 “교사도 공공부문인 만큼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통해 성과급이나 불이익을 주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전교조 등의 주장대로 성과급을 모든 교사가 똑같이 나눠 갖는 것은 결국 봉급을 올려주는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대표도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쉽게 이해하도록 밤새 자료를 준비하는 교사와 수업시간 내내 교과서만 읽는 불성실한 교사가 같은 성과상여금을 받으면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훌륭한 교사는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통해 더 발전할 수 있게 돕고, 평가가 좋지 않은 교사는 그에 맞는 제재를 줘야 공교육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일반 공무원과의 형평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통 6급 이하 공무원은 차등성과급제를 시행 중이다. 최상위와 최하위 간 격차도 3배로 교원(1.6배)보다 높다.
 
 이처럼 교원에 대해선 특수성을 감안해 일반 공무원보다 약한 성과급제를 적용하는 상황에서 이마저도 폐지하자는 건 ‘교사 우월주의’라는 지적도 나온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성과급은 열심히 더 노력하고 잘하는 교사들을 보상하기 위해 유지하는 게 맞다. 대신 현재 30%인 균등배분율을 늘려나가는 식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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