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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채신없는 그

중앙일보 2017.08.21 01:00 경제 9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광으로 불린다. 온갖 잡음에도 트위터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인들 생각은 다르다. 한 설문에서 열 중 여섯이 그의 트위터 사용과 관련해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언행이 조심성 없이 가벼워 위신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문 결과를 우리말로 옮길 때 주의해야 할 표현이 있다. “트럼프가 트위터에 막말을 쏟아내는 것에 대해 많은 미국인이 대통령으로서 체신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와 같이 표현해선 안 된다. ‘체신없다’를 ‘채신없다’로 고쳐야 바르다. 말이나 행동이 경솔해 위엄이나 신망이 없다는 뜻으로는 ‘채신없다’를 써야 한다.
 
‘채신’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져야 할 몸가짐이나 행동을 가리키는 ‘처신’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이를 ‘몸 체(體)’에 ‘몸 신(身)’자로 이뤄진 체신으로 알고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체신(體身)’은 사람의 몸뚱이를 일컫는 말이다. ‘체신없다’란 단어는 없다.
 
‘처신(處身)’은 한자어이지만 여기서 변해 고유어처럼 굳어진 ‘채신’은 순우리말이다. 주로 ‘채신없다’ ‘채신사납다’ 꼴로 쓰여 부정적 의미를 나타낸다. ‘체신없다’ ‘체신사납다’는 틀린 표현이다. ‘처신’을 속되게 이르는 말인 ‘채신머리’ 역시 ‘체신머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채신머리없다’ ‘채신머리사납다’가 올바른 표현이다.
 
이은희 기자 e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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