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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 출금 때 “어디 쓰나요” 물어본다

중앙일보 2017.08.21 01:00 경제 6면 지면보기
금융당국이 뛰면 사기범은 날았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단속과 방지 노력에 올 상반기 대포통장 발생과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줄었다. 그러나 비트코인 등을 활용한 새로운 수법이 도입됐다.
 

보이스피싱 막으려 문답 과정 도입
비트코인 선불카드 구입 영수증도
금융사기범이 노리는 신종 먹잇감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대포통장 발생 건수는 월평균 3497건으로 나타났다.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은행들이 통장 발행을 꼼꼼하게 하면서 2015년 월평균 건수는 4775건, 2016년 월평균 3885건으로 감소 추세다.
 
보이스피싱

보이스피싱

대포통장 확보가 어려워지자 사기범들은 피해금을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받는 사례도 생겨났다. 사기범들은 각종 대출 수수료 명목으로 피해자들에게 비트코인 선불카드를 살 것을 요구한다. 일부 비트코인 거래소는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점에서 선불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비트코인 선불카드를 사면 사기범들은 선불카드를 실제 샀는지를 알아야 한다며 영수증을 찍어 보내달라고 한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영수증만 찍어 보내면 되니 의심 없이 시키는 대로 한다. 그런데 영수증에 찍힌 핀 번호가 사실은 비트코인을 쓸 수 있는 비밀번호다. 사기범은 영수증에 기재된 핀 번호를 이용해 해당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바꾼 뒤 잠적해 버린다.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도 월평균 3674건으로 지난해(월평균 3827건)보다 4% 줄었다. 그러나 햇살론 등 저금리 정부지원자금 대출로 전환해 주겠다고 유도하는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오히려 늘었다. 지난해는 월평균 피해액수가 112억원이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123억원으로 증가했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인터넷뱅킹이나 현금지급기(ATM) 등 비대면채널을 통해 고객에게 예금을 지급하는 경우 은행들이 문답 방식으로 예금 지급 목적을 확인하는 ‘예금지급 문진표’ 제도를 다음달 도입할 계획이다. ‘대출 목적으로(혹은 공공기관으로부터) 이체(출금)를 요청받았습니까?’ 등의 질문에 고객이 직접 답변을 입력하는 방식이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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