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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간 20명 고독사…부산시, 노인 700명 투입해 고독사 막는다

중앙일보 2017.08.20 13:22
부산시는 고독사 예방을 위해 이달 하순부터 노인 700명을 1인가구 순찰 등에 투입한다. 사진은 지난 6월 19일 동구 초량동에서 고독사해 4개월만에 발견된 윤모(61)씨의 약봉지. 송봉근 기자

부산시는 고독사 예방을 위해 이달 하순부터 노인 700명을 1인가구 순찰 등에 투입한다. 사진은 지난 6월 19일 동구 초량동에서 고독사해 4개월만에 발견된 윤모(61)씨의 약봉지. 송봉근 기자

부산에서는 최근 ‘1인 가구 전수조사’ 등 고독사 예방 종합대책이 시행되고 있는데도 지난 두 달 새 20명이 ‘나홀로 죽음’을 맞이했다. 지난 17일에는 부산 남구 한 아파트 안방에서 이모(45)씨가 숨진 지 9개월 만에 발견됐다. 이씨의 시신은 심하게 부패한 상태로 미라처럼 바짝 말라 있었다.
 

부산시,7개 구에 100명씩 노인 700명 일자리 주고 고독사 예방 활동
시니어 순찰대 11개 15개 전 경찰서로 늘리고,‘말벗 로봇’도입도 검토
동사무소 직원 등과 2인 1조로 1인 가구 순찰·관리하고 네트워크 구축
전문가 “가족해체, 경제불안, 음주·지병있는 1인 가구찾아내 지원해야”

이씨는 함께 살던 여동생이 2002년 결혼해 출가하고 2004년 아버지가 숨진 이후 13년간 혼자 살았다. 하지만 변변한 직업 없이 일용직 노동자로 살면서 2012년 9월부터 아파트 관리비를 내지 못해 450만원을 연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19일 고독사해 4개월 만에 발견된 윤모(61)씨 집 내부. 송봉근 기자

지난 6월 19일 고독사해 4개월 만에 발견된 윤모(61)씨 집 내부. 송봉근 기자

 
경찰은 안방에서 겨울옷이 발견된 데다 지난해 10월을 전후해 도시가스와 상수도 사용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이씨가 지난해 11월 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씨가 살던 아파트에는 별도의 관리사무소가 없고 경남의 한 업체가 40개 이상의 아파트를 관리한 탓에 이씨가 4년 넘게 관리비를 내지 않았는데도 업체는 이씨의 집을 방문하지 않았다.
 
이처럼 부산에서 고독사가 끊이지 않자 부산시가 노인을 고독사 예방사업에 대거 투입한다. 1인 가구 전수조사에 이어 부랴부랴 내놓은 대책의 하나다. 고독사는 가족·친척·사회에서 단절된 채 홀로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죽음에 이르러 오랫동안 시신이 방치된 경우를 말한다.
 
부산시는  “이달 하순부터 노인 10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이 가운데 700명을 고독사 예방사업에 투입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이른바 ‘노노(老老) 케어 사업’이다.
 
이는 7개 구별로 100명씩 노인을 배치해 주민센터 직원, 통·반장 등과 함께 2인 1조로 고독사 고위험 가구를 순찰·관리하는 것이다. 주요 순찰·관리 대상은 기초 자치단체가 실시한 1인 가구 전수조사 결과 파악된 40대 이상 고독사 위험 가구다. 또 고독사 예방활동을 위해 7개 구에 전담인력 1명과 퇴직자 4명을 포함해 5명씩 105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김경덕 부산시 사회복지국장은 “노인과 전담인력 등을 배치해 고독사 위험 1인 가구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고독사 예방활동을 하는 노인 등에게는 월 활동비를 22만원에서 27만원으로 올려 지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부산경찰청과 협조해 현재 11개 경찰서에 700여명으로 편성된 ‘시니어 순찰대’를 15개 전 경찰서로 확대해 운영하기로 했다. 주로 시민 안전을 위해 활동을 하는 시니어 순찰대도 고독사 예방사업에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시는 이같은 1000명의 노인 일자리 사업에 필요한 예산 73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부산시는 노인에게 일자리를 주고고독사 예방을 위해 이달하순부터 노인 700명을 1인가구 순찰 등에 투입한다. 사진은 지난 7월 10일 사하구 주례동 마을기업에서노인을 위로하는 서병수 시장. [사진 부산시]

부산시는 노인에게 일자리를 주고고독사 예방을 위해 이달하순부터 노인 700명을 1인가구 순찰 등에 투입한다. 사진은 지난 7월 10일 사하구 주례동 마을기업에서노인을 위로하는 서병수 시장. [사진 부산시]

부산시는 고독사 예방을 위해 ‘어르신 말벗 도우미 로봇 보급사업’도 검토 중이다. 말벗 로봇은 음성채팅 기술을 이용한 ’챗봇’(Chat+Robot)과 봉제 인형을 결합한 형태다. 노인들의 말벗이 돼 주는 것은 물론 노인들의 로봇 활용빈도가 크게 떨어지거나 로봇의 대화 시도에 응하지 않는 등 평소와 다른 징후를 보이면 사회복지담당자 게에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맥박·혈압 측정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 부산시는 국비 확보 등을 거쳐 내년 4월까지 거동이 불편한 홀몸노인 200명을 대상으로 이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앞으로 고독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인 가구와 홀로사는 노인 가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가구 비율은 2000년 15.6%에 지나지 않았으나 2010년 23.9%,2016년엔 ‘네집 중 한집 꼴’인 27.6%로 증가했다.2035년에는 34.3%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독거노인은 전체 노인 수 대비 2005년 17.3%,2010년 18.5%,2015년 18.4%로 증가했다. 2016년엔 전체 노인 708만명 가운데 18.8%인 134만명이 독거노인으로 조사됐다.
 
부산의 경우 1인 가구가 많은 편인 중·동·남구 지역의 산복도로 일대에서 고독사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박민성 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은 “대부분의 고독사가 가족해체, 경제적 불안, 음주와 지병과 같은 공통점을 보인다”며 “이런 1인 가구를 찾아내 지원하는 장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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