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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본·대]학생이 낸 등록금보다 장학금이 많은 대학은?

중앙일보 2017.08.19 05:00
경북 포항에 있는 이공계 특성화 대학 포스텍(포항공대)의 전경. 포스텍은 학부생 1000명 이상인 4년제 대학 중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107.3%, 2015년)이 가장 높은 대학이다. [사진 포스텍]

경북 포항에 있는 이공계 특성화 대학 포스텍(포항공대)의 전경. 포스텍은 학부생 1000명 이상인 4년제 대학 중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107.3%, 2015년)이 가장 높은 대학이다. [사진 포스텍]

장학금은 대학의 학생 복지 수준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척도입니다. 대학생이 학업에 전념하려면 무엇보다 학비와 생활비 마련의 부담을 덜어줘야겠죠.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 들여다보니
1ㆍ2위 포스텍ㆍKAIST는 장학금>등록금
3위 UNIST, 신입생 전원 등록금 전액 감면
4위 코리아텍 장학금, 독서·봉사·외국어 등 30종

추계예대·세종대·고려대·건국대 등 서울 사립대
국립대, 지방대 비해 등록금은 비싸고
학생 중 국가장학금 못 받는 고소득층 많아

하지만 대학에 따라 장학금 수혜액은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중앙일보가 대학 정보공시 사이트 '대학 알리미'의 공시 자료를 활용해 학부 재학생 1000명 이상인 4년제 대학ㆍ캠퍼스 167곳(교대ㆍ산업대 제외, 2015년)의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을 계산했습니다.
 
집계 결과 가장 높은 대학은 107.3%, 가장 낮은 대학은 33%로 나타났습니다. 학생이 내는 등록금보다 학생이 받는 장학금이 많은 곳도 있고, 장학금이 등록금의 삼 분의 일 수준에 그친 곳도 있다는 의미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107.3%)은 경북 포항의 포스텍(포항공대)입니다. 포스텍의 모든 신입생은 등록금만큼의 장학금을 받고 있습니다. 포스텍엔 한국장학재단이 지원하는 대통령과학장학금(등록금+학업장려비), 이공계 국가우수장학금(등록금)을 받는 신입생이 많은 편입니다. 이런 국가장학금을 받지 않는 신입생도 등록금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학교가 제공하는 ‘지곡장학금’(입학료+등록금)을 받게 되니까요.
 
2학년 이후엔 학생의 활동과 연계된 장학금이 많아요. 포스텍은 외국대학에 교환학생을 가거나, 썸머스쿨에 참여하는 학생에겐 기간에 따라 2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지원하죠. 학부생의 연구계획서를 심사해 연구비를 지급하는 학부생 연구프로그램(지난해 29명 대상)도 있고요.  
 
근로 장학금도 다양한 편입니다. 포스텍은 1ㆍ2학년 모두 기숙사에 머무는 ‘RC(기숙 대학)’를 시행 중인데, 3ㆍ4학년이 후배들의 활동ㆍ생활을 돕는 조교 역할을 맡아요. 신입생의 기초과목 학습을 돕는 멘토를 맡는 3ㆍ4학년도 많고요. 이들 모두 학교로부터 월 25만원의 장학금을 받죠.
대전의 KAIST는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이 105.9%에 이른다. [사진 KAIST]

대전의 KAIST는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이 105.9%에 이른다. [사진 KAIST]

포스텍에 이어 2위에 오른 대학은 KAIST(한국과학기술원)입니다. KAIST도 학생이 내는 등록금 보다 학생이 받는 장학금이 많은 곳이죠(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 105.9%). KAIST도 국가가 학비를 지원하는 대통령과학장학생, 국가우수장학생이 많죠. 관정이종환교육재단ㆍ양영재단ㆍ구원장학재단ㆍ동부문화재단ㆍ흥한재단 등을 통한 외부 장학금도 풍부하고요. 
 
학과 수석(월 25만원), 차석(20만원) 등 성적우수자에 주는 장학금 뿐 아니라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생활근로장학금(월 20시간 근무, 30만원), 인성장학금(연 100만원)처럼 소득 수준을 감안하거나 봉사를 장려하는 장학금 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3위 UNIST(울산과학기술원, 96.8%)는 학부 신입생 전원에게 등록금 전액을 사전 감면합니다. 재학 중 매월 일정액을 학생 경비로 추가 지급하고요. 입학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겐 교재구입비, 해외 연수 경비도 지원하죠.
고용노동부가 설립한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은 재학생 1인당 연간 375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전체 학생의 68%가 장학금을 받고 있다. 코리아텍 전기전자통신공학부 학생들이 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로봇 팔 공학설계 제작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 코리아텍]

고용노동부가 설립한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은 재학생 1인당 연간 375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전체 학생의 68%가 장학금을 받고 있다. 코리아텍 전기전자통신공학부 학생들이 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로봇 팔 공학설계 제작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 코리아텍]

4위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은 대학가에선 ‘국립대 같은 사립대’로 불립니다. 법적으론 사립대이지만, 정부(고용노동부)가 전액 출연해 설립한 대학이거든요. 장학금 혜택도 여느 국립대를 능가합니다. 재학생 1인당 연간 375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장학금 수혜 학생이 전체 재학생의 68%에 이르죠.

 
코리아텍엔 성적 우수자(가온 특별장학)나 저소득층 학생(신문고 장학금)을 위한 장학금 외에도 다양한 장학금이 있어요. 한 학기 60~100시간이상 사회봉사를 한 학생에게 주는 ‘이웃사랑 장학금’, TOEICㆍTOEFLㆍJLPTㆍHSK 등 외국어 시험의 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외국어학업 장려장학금’, 독서량(1급은 학기당 60권, 100만원)에 따라 지급하는 ‘다담 장학금’이 대표적이죠.
 
2015학년도 1학기부터 도입된 ‘나우리’ 장학금도 이색적인 제도입니다. 공동체 정신을 발휘해 학생들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거나, 남다른 도전정신으로 특별한 활동을 한 학생에게 한 학기 100만원을 지원합니다. 올해 1학기의 경우 노인에게 스마트폰 교육을 하는 봉사 동아리 운영자, 국제 창작자동차대회에서 수상한 학생 등 50명이 혜택을 받았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젠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이 낮은 대학을 살펴보죠. 서울의 추계예대는 학생당 등록금 (평균 838만6900원)에 비해 학생당 장학금(276만 5400원)이 33.0%에 그쳐 조사 대상 대학 중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어 세종대(34.3%), 고려대 서울캠퍼스(34.9%), 울산대(35.3%), 건국대·우석대(35.8%) 순이에요.                                 
이 랭킹 1~20위에 오른 대학은 모두 사립대입니다. ‘인(in) 서울’이 많다는 것도 특징이죠. 20개 대학 중 13곳이 서울에 있는 대학이에요.

 
여기엔 이유가 있어요. 사립대는 국공립대보다 등록금 수준이 높아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도 낮은 편이죠.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4년제 사립대의 등록금은 평균 739만7000원에 이릅니다. 국립대(평균 417만7000원)와의 차이가 크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사립대 중에도 서울 소재 대학이 저조한 건 국가장학금의 수혜 대상이 될 수 없는 ‘금수저’ 학생이 많기 때문입니다. 대학생이 받는 장학금 중 한국장학재단이 지급하는 국가장학금의 비중이 큽니다. 국가장학금 중에도 가구의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소득연계형(Ⅰ·Ⅱ유형)의 비중이 큰 편이죠.
 
그런데 학생·학부모가 선호하는 서울 소재 대학엔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는 학생이 지방대에 비해 많아요. 지난 6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생 중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학생은 25%에 그쳤어요. 연세대(27%), 고려대(28.1%), 서강대(28.9%), 성균관대(26.5%), 이화여대(27.2%) 등도 낮은 편이었죠.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은 기초생활수급자~소득 8분위 가구의 학생만 지원합니다. 소득 9분위(월 소득 산정액 982만~1295만원), 10분위(1295만원 이상) 학생은 신청해도 받을 수 없어요. 그래서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는 학생 중 상당수가 소득 9·10분위에 속하는 학생으로 추정됩니다.  
 
지역 소재 대학 중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이 가장 낮은 울산대도 알고보면 서울의 사립대와 비슷한 사정이랍니다. 울산대 관계자는 “재학생 부모 중 상당수가 현대ㆍSK 등 대기업에 근무해 경제적 여건이 좋은 편이다. 때문에 국가장학금 수혜액이 여느 지방 사립대에 비해 적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면 캡쳐(고려대)

지면 캡쳐(고려대)

최근엔 대학가에서 장학금 수혜의 원칙을 놓고 고민 중입니다. 일부 대학은 성적 우수자 중심의 장학금(Merit-Based) 지급 관행을 가정 형편을 고려한 장학금(Need-Based)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대학이 고려대입니다. 지난해 1학기부터 고려대는 성적우수자에게 주는 장학금을 폐지하고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혜택을 늘렸습니다. 성적장학금을 없애고 그 예산(34억원)을 저소득층 장학금, 학생자치 장학금 등으로 배분했고, 이에 따라 지난해 저소득층 장학금이 91억1500만원(전체 214억원)으로 크게 늘어났죠. 기초생활수급자에겐 매달 30만~50만원의 생활비를 지원하고요. 
 
당시 염재호 총장은 “공부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역설을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죠. 고려대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에서 벗어나 학업에 전념할 수 있었던 수혜 학생들은 학점이 향상됐고, 자존감도 높아졌다고 하네요. 도입 당시엔 ‘학습 의욕을 꺾는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현재는 구성원 다수가 지지하는 분위기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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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학비·생활비에 대한 걱정 없이 학업에 전념하려면 장학금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또한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보다 많은 지원이 갈 수 있도록 지급 방식도 개선돼야할테고요. 정부·대학·기업·시민 모두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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