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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리스트' 사건 특수3부 재배당…국정원도 타겟 되나

중앙일보 2017.08.18 18:06
박근혜 정부 시절 대기업들에게 보수단체들의 활동 자금을 지원하게 했다는 ‘화이트리스트’ 의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가 맡는다.
 

검찰 “화이트·블랙 리스트 본류 같다”
국정원 개입, 관제 시위도 함께 수사할 듯
박근혜 정부 청와대 문건도 활용 방침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8일 “박영수 특검팀에서 블랙리스트 수사를 담당했던 양석조 부장검사가 검찰로 복귀해 이번 검찰인사에서 특수3부장으로 보임됨에 따라 그동안 형사1부에서 수사해왔던 화이트리스트 사건 일체를 특수3부로 재배당해 수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화이트리스트 사건을 ‘적폐 청산’ 관련 수사로 보고, 국정농단 사건 등을 담당해 온 특수부에서 같이 수사하겠다는 것이다.
 
양석조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연합뉴스]

양석조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연합뉴스]

 
검찰 관계자는 특수부 재배당 배경에 대해 “화이트리스트와 블랙리스트(문화예술인 지원배제 명단)는 본류가 같다. 본질이 같은 사건을 일관성있게 집중력을 발휘해서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정보원 개입, 관제 시위 등 연관된 의혹에 대해선 “제기된 의혹 전반을 다 살펴볼 계획이다. 실체를 잘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청와대가 정무수석실 주도로 2014년~2016년 10월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총 68억원을 대기업으로부터 받아 특정 보수단체에 지원을 했다는 의혹이다. 앞서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하면서 화이트리스트의 존재를 밝혀냈다. 다만 이 사건이 특검법이 명시한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사건 기록과 증거를 검찰로 인계해 수사하도록 했다.
 
전경련은 2014년 회원사인 삼성·현대차·SK·LG 등 대기업으로부터 지원받은 자금과 자체 자금을 합한 24억원을 22개 단체에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31개 단체에 약 35억원, 2016년 22개 단체에 약 9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혜 대상이 된 단체에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친정부 시위를 주도해 온 단체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심 재판에서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심 재판에서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그간 검찰과 특검팀은 화이트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관주 전 차관 등을 소환조사했다. 또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 허현준 전 선임행정관, 이승철 전경련 전 상근부회장,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김모 자유총연맹 전 사무총장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조사를 벌였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블랙리스트 수사 검사가 화이트리스트까지 수사하게 됐다. 김 전 실장 등을 블랙리스트 사건과 마찬가지로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김 전 실장의 ‘블랙리스트 의혹’에 유죄(징역 3년)를 선고한 법원은 “정치권력이 기호에 따라 지원을 배제한 것은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 (또 배제 방식도) 은밀하고 위법한 방식으로 진행됐고, 배제 잣대도 합리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법원의 판단은 ‘지원 배제’의 반대편인 ‘지원 결정’(화이트 리스트)에도 적용할 수 있는 논리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국가정보원 [연합뉴스]

국가정보원 [연합뉴스]

 
검찰 내부에선 화이트리스트 사건이 국가정보원 적폐 수사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이 작성한 정보보고 문건이 거의 매일 비서실장 및 해당 분야 수석비서관에게 전달됐고 이게 블랙리스트의 가동 배경이 됐다”며 “반대로 친정부 성향의 단체에 지원금을 몰아주거나 관제 시위를 부추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국정원이 관여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 부장검사와 함께 특검팀에 있었던 김태은 검사가 ‘국정원 적폐 청산 TF’로 발령이 난 것도 이런 예측에 힘을 실어 준다. 국정원 적폐 청산 TF에서 관련 자료를 검찰에 전달하고, 이를 수사팀에서 혐의 입증에 활용하는 구조인데 그 중심 축에 양 부장검사와 김 검사가 각각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검사는 2012~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에도 참여했다.
 

최근 청와대에서 발견된 박근혜 정부 시절의 문건이 수사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개된 문건 내용 중에는 보수논객 육성 프로그램 활성화, 보수 단체 재정 확충 지원 대책, 신생 보수 단체 기금 지원 검토 등 화이트리스트 및 국정원 수사와 연관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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