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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ICT 기업의 유래] 바이두는 왜 바이두일까?

중앙일보 2017.08.18 17:08
어느 날인가 맛집 블로그를 검색하다 문득 네이버는 왜 네이버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웃처럼 친근한 사이트를 지향해서 네이버(neighbor)인 줄로만 알았지만 찾아보니 '항해하다'라는 뜻의 navigate와 '~하는 사람'이란 뜻의 ~er이 합쳐진 뜻이란다.
 
네이버의 유래를 알고나니 중국의 네이버,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百度)는 왜 바이두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호기심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바이두가 포함된 중국 대표 ICT 기업 3인방 BAT를 비롯, 넷이즈, 시나, 소후 같은 다른 인터넷 기업의 유래까지 찾아보게 됐다.  
 
바이두(百度)
중화권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 [출처: 셔터스톡]

중화권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 [출처: 셔터스톡]

 

어려서부터 당시(唐诗)와 송사(宋词)를 좋아했다.
그래서 중국적 함의가 있으면서 모든 중국인이 이해할 수 있고 병음(알파벳)이 간단하면서 '검색'의 의미를 담는, 그러면서도 문화적 요소를 포함하는 포털 이름을 생각하게 됐다.
그렇게 바이두가 탄생했다.
-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

고대 시가의 일종인 송사(宋词)에 일가견이 있는 '문학 청년' 리옌훙 회장은 남송 시대의 유명한 호방파 사인(词人) 신기질(辛弃疾, 1140~1207)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바이두라는 이름은 바로 신기질의 작품 <청옥안·원석(青玉案·元夕)>에서 따왔다고 한다.  
 
众里寻他千百度
군중 속에서 그녀를 천백번 찾아 헤매다
 
蓦然回首
무심코 고개를 돌리니
 
那人却在
그녀는 그곳
 
灯火阑珊处
시든 등불 아래 있었다
 
이 사(词)에서 천백도(千百度)는 '수 차례'를 뜻한다. 중국어 정보 검색 기술에 대한 끊임 없는 시도와 탐색을 바이두라는 이름을 통해 드러낸 셈이다.
 
바이두의 두(du)에 그려진 파란색 곰 발바닥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사냥꾼은 곰 발바닥을 좇아 곰을 사냥한다(猎人巡迹熊爪)'는 말에서 착안한 건데, 이는 정보를 좇는 검색엔진의 역할과 맞닿아 있다.  
 
알리바바(阿里巴巴)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와 티몰을 거느린 중화권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출처: 셔터스톡]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와 티몰을 거느린 중화권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출처: 셔터스톡]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회장 마윈은 창업 초기부터 꿈을 크게 가졌다. 그래서 회사 이름도 전 세계 사람이 알 만한 것으로 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루는 마윈이 미국의 한 식당에서 밥을 먹다 불현듯 '알리바바'가 떠올랐다. 곧 바로 식당 종업원에게 알리바바를 아냐고 묻자 그 종업원은 뭘 그런 걸 묻냐는 듯 마윈을 쳐다보며 보물을 숨겨둔 동굴을 여는 주문 "열려라 참깨"까지 외웠다.  
 
이후 마윈은 만나는 사람마다 알리바바를 아냐고 물었고 누구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을 알고 있다는 사실과 '알리바바'라는 발음이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별 고민 없이 회사 이름을 알리바바로 지었다. 참고로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C2C 쇼핑몰 타오바오(淘宝)는 '보물을 찾다'는 뜻이다.  
 
그런데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민화인 만큼 도메인(Alibaba)은 이미 한 캐나다인이 선점한 상태였다. 하지만 알리바바에 대한 마윈의 집착(?)은 생각보다 컸다. 창업 자금 50만위안(8530만원) 중 무려 1만달러(1140만원)를 알리바바 도메인에 투자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마윈이 Alimama, Alibaby라는 도메인까지 소유하고 있다는 것. 중국어로 알리바바는 '알리아빠'라는 뜻인데, 알리엄마와 알리아기를 뜻하는 도메인까지 몽땅 사들임으로써 가족을 뿔뿔이 흩어지지 않게 나름대로 큰 그림을 그린 셈이다.
 
텐센트(腾讯)
위챗·QQ로 유명한 텐센트 신사옥 조감도. [출처: 중앙포토]

위챗·QQ로 유명한 텐센트 신사옥 조감도. [출처: 중앙포토]

 
때는 1998년 10월. 마화텅은 텐센트 공동 창립자 장즈둥(张志东)과 한 카페에서 만나 회사 이름을 고민했다. 두 사람이 맨 처음 떠올린 것은 당시 미국의 유명 통신회사였던 루슨트 테크놀로지(Lucent Technology)였다.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중국어로 랑쉰(朗讯)이었는데, 마침 마화텅의 전 직장 이름이 룬쉰(润迅)이었다. 통신과 정보를 상징하는 쉰(迅)이 중복된 셈. 게다가 쉰은 듣기에도 퍽 좋았다. 이제 나머지 한 글자만 정하면 됐다. 왕쉰(网讯), 제쉰(捷讯), 페이쉰(飞讯), 텅쉰(腾讯)이 후보에 올랐다.  
 
이중 왕쉰이 가장 이상적이었다. 네트워크를 뜻하는 왕(网)이 들어가기 때문에 딱 보면 인터넷 회사임이 드러나기 때문. 그 다음 후보는 제쉰, 페이쉰, 마지막 후보가 본인의 이름이 들어가는 텅쉰이었다. 그런데 참 얄궂게도(?) 앞의 세 후보는 이미 있는 회사명이어서 어쩔 수 없이 텅쉰을 선택했다고 한다.  
 
한편 텅쉰의 영문명 텐센트(Tencent) 또한 루슨트(Lucent)에서 영감을 받은 거라고 한다.  
시나(新浪), 넷이즈(网易), 소후(搜狐)
1. 시나
웨이보를 운영하는 시나닷컴. [출처: 셔터스톡]

웨이보를 운영하는 시나닷컴. [출처: 셔터스톡]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를 운영하는 시나의 도메인은 시나의 전신인 쓰퉁리팡(四通利方)이 인수한 화룬왕(华渊网)의 도메인이었다. 시나(sina)는 라틴어로 중국을 뜻하는 sino에서 유래했다.  
 
시나의 중문명인 신랑(新浪)은 당시 총재였던 왕즈둥(王志东)이 지은 것이라고 한다. 한편 일각에서는 시나가 일본어 지나(支那)에서 온 말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나는 중국을 비하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때 시나 사이트를 이용하지 말자는 여론이 일기도 했다.  
 
2. 넷이즈
유명한 게임회사이기도 한 넷이즈. [출처: 넷이즈]

유명한 게임회사이기도 한 넷이즈. [출처: 넷이즈]

 
무료 이메일 서비스 사업을 구상하던 넷이즈 회장 딩레이(丁磊)는 기억하기 좋으면서 입에 착 달라붙는 도메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고려했던 점이 도메인이 너무 길지말 것, 전화로 말할 때 알아듣기 어려운 영어는 피할 것이었다. 딩레이는 하루종일 회사 이름만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2시 불현 듯 떠올린 것이 163.net과 163.com이었다. 마침 당시 차이나텔레콤(中国电信)의 인터넷망 차이나넷(ChinaNet) 접속 코드가 163이기도 했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163.com이 낙점됐다.  
 
중문명 왕이(网易)는 말 그대로 인터넷(网)을 쉽게(易)하다는 뜻이다. 90년대 당시 인터넷은 중국인에게 생소했을 뿐더러 요금이 너무 비쌌다. 그래서 딩레이는 인터넷 이용도 쉬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왕이로 지었다.  
 
3. 소후
포털 사이트 소후. [출처: 소후]

포털 사이트 소후. [출처: 소후]

 
1995년 11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중국으로 돌아온 장차오양(张朝阳)은 이듬해 8월 소후의 전신인 아이터신(爱特信)정보기술유한공사를 설립했다. 1998년에는 아이터신이 소후를 만들면서 중국의 첫 카테고리별 검색엔진이 탄생했다.  
 
소후(搜狐)는 검색(搜索)의 여우(狐狸)라는 뜻인데, 여우는 매우 총명한 동물이다. 즉 소후의 이용자는 똑똑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는 장차오양이 칭화대 재학 시절 좋아했던 여학생 성이 후(胡)라서 발음이 똑같은 후(狐)를 집어넣었다는 다소 신빙성이 떨어지는 소문도 있다.
 
차이나랩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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