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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돼지 피를 적신 총알로 이슬람 사살해야” 트윗 논란

중앙일보 2017.08.18 16: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발생한 차량 테러와 관련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겨냥해 ‘돼지 피를 묻힌 총알로 총살했다’고 알려진 퍼싱 장군 사례를 다시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바르셀로나에서 밴 차량이 돌진해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사건이 보도된 지3시간 만에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바르셀로나에서 벌어진 테러를 비난한다. 스페인을 도와야만 한다. 강해져라. 우리는 당신들을 사랑한다!”라고 적었다.
 
이후 45분 뒤 아직 이슬람국가(IS)가 테러 배후임을 자처하기 전임에도 “급진적인 이슬람 테러”라고 비난했다. 트윗을 올릴 때만 해도 사망자는 12명이었고 스페인 당국은 ‘테러 공격’이라고 했을 뿐 배후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미국의 퍼싱(Pershing) 장군이 포로로 잡힌 테러범들에게 한 것을 연구하라. 이후 35년간 과격한 이슬람 테러는 사라졌다.”고 충고했다.
 
세계 1차대전 참전 군인인 존 J.퍼싱 장군(1860~1948)은 미국의 필리핀 점령 당시 미국의 통치에 반대하는 이슬람 반군 50명을 체포해 이슬람 교리상 금기시하는 돼지 피를 묻힌 총알로 49명을 총살하고, 그중 1명만 돌려보내 이 끔찍한 처형 방식을 널리 알리도록 했다는 이야기가 따라다니는 인물이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하지만 이러한 내용은 역사적으로 ‘허구’인 데다, 과격하고 유치해 정책의 근거가 되기도 힘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이야기에 빠진 듯 지난해 2월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선 경선 유세에서도 퍼싱 장군을 언급했다.
 
그러나 스노프스(Snopes), 폴리팩트 등 미국의 팩트체크 사이트들과 현지 언론은 이 ‘퍼싱 장군 일화’ 자체가 ‘완전 허구’ 스토리라고 밝혔다.
 
퍼싱 장군이 이슬람 반군에 대해서 얘기한 것은 그의 회고록에서 “어느 지휘관이 이슬람 반군의 시체를 죽은 돼지를 묻는 곳에 몇번 같이 매장한 적이 있다”는 것이 전부였다고. 이 ‘매장’도 퍼싱 장군이 한 것도 아니고, 그가 총알 50개를 돼지 피로 적신 적도 없다.
 
폴리팩트 사이트는 또 “더더욱이 돼지 피에 적신 총탄으로 사살하는 것이 이슬람 폭력을 막는 유용한 정책이 된다는 증거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퍼싱 장군에 관한 트윗은 특히 지난 12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유혈사태와 관련 '사실'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배치돼 더욱 비난을 사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와 반대 시위가 맞붙어 유혈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후에 “양쪽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고 밝혀 사실상 인종차별주의자들에 대한 ‘면죄부’를 준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에서도 논란이 일것으로 보인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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